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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거래사(歸去來辭) 중국 진나라(秦) 도연명(陶淵明)이 팽택현(彭澤縣)의 현령(縣令)으로 부임한 지 80여 일 만에 상급 기관의 나이 어린 독우(督郵)가 의관(衣冠)을 갖추어 배알(拜謁) 하라는 안하무인의 태도에 분개(憤慨) 하여 그날로 사직(辭職) 하고 고향(故鄕)으로 가면서 지은 '귀거래사(歸去來辭)'는 육조(六朝) 시대(時代) 명문(名文)으로 꼽힌다. 명예보다 자유와 자연을 선택한 철학이 담긴 '귀거래사(歸去來辭)'는 관직에 있었던 것을 '마음이 육체의 노예가 된 것'으로 규정했으며, 과거의 오류를 깨닫고 고향으로 가는 길, 도착한 기쁨, 그리고 전원생활의 즐거움과 달관의 자세로 미래를 쫒겠다는 의지와 세속의 풍파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회귀한 해방감을 담고 있다. 조선 시대 선비들에게도 귀거래사는 단순한 문학 작품을.. 2026. 3. 17.
Caruso-Luciano Pavarotti Qui dove il mare luccica e tira forte il vento Su una vecchia terrazza davanti al golfo di Surriento Un uomo abbraccia una ragazza dopo che aveva pianto Poi si schiarisce la voce e ricomincia il canto Te voglio bene assai Ma tanto, tanto bene, sai È una catena ormai Che scioglie il sangue dint'ê vene, sai Vide le luci in mezzo al mare, pensò alle notti là in America Ma erano solo le lampare e l.. 2026. 3. 14.
모든 것을 불태웠다 기도조차 할 수 없던 고난이 있었다. 무거운 한숨만 쌓이던 때, 나는 그 모든 것이 지나가길 기다리지 않았다. 헤쳐갈 수 없던 절망을 하나 둘, 땔감처럼 긁어모아 내 안의 어둠 한가운데에 뜨겁게 불을 지폈다. 단 한 번뿐인 내 삶에 이 또한 운명이려니 여기며 하얗게, 재가 될 때까지 나의 모든 것을 불태웠다. 2026. 3. 12.
무시하게 하소서-김초혜 의지하지 않고 무시하게 하소서 마음으로 오든 몸으로 오든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언제고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무시하게 하소서 마침내 나 자신까지도 무시하게 하소서 2026. 3. 10.
인생길 끝자락에서 굽이굽이 걸어온 인생길 위에는 남겨놓은 발자국조차 기억에 없다. 세월은 무심한 듯 흘러갔는데 나는 지금껏 무엇을 이루었는가 손에 쥐고 있는 건 허무한 해탈뿐이다. 말없이 나를 끌고 온 세월 속에서 가슴속에 남아 있던 작은 뜨거움마저 담배 연기처럼 아스라이 흩어져 갔다. 텅 빈 하늘로 가득히 두 눈을 채우고 흔적 없이 멀어진 끝자락을 돌아본다. 잘 가거라, 나의 지난날들이여. 2026. 3. 8.
어느 해 봄날 내 안의 작은 봄꽃들이 물안개처럼 흩어지는 시간. 뜨겁게 앓았던 어느 해 봄날, 이루지 못한 아쉬운 순간을 이젠 붙잡지 않으련다. 2026. 3. 6.
그리움-엄정행 뉘라서 저 바다를 밑이 없다 하시는고 百 千 길 바다라도 닿이는 곳 있으리만 임 그린 이 마음이야 그릴수록 깊으이다 하늘이 땅에 이었다 끝 있는 양 말지 마소 가 보면 멀고멀고 어디 끝이 있으리오 임 그린 저 하늘 위 그릴수록 머오이다 *3절 가사*깊고 먼 그리움을 노래 위에 얹노라니 정회(情懷)는 끝이 없고 곡조는 짜르이다 곡조는 짜를 지라도 남아 울림 들으소서 유툽에서 동영상보기 ☞ https://youtu.be/ICbN8TwB3qM 1932년 발간한 '노산 시조집'에 수록된 시를 '봉선화', '고향의 봄'으로 유명한 한국 근대 음악의 선구자 '홍난파'가 곡을 붙였다. '노산 이은상'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 자연의 아름다움을 시로 담아냈고, '홍난파'는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잃어버.. 2026. 3. 4.
3월-장석주 얼음을 깨고 나아가는 쇄빙선 같이 치욕보다 더 생생한 슬픔이 내게로 온다 슬픔이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모자가 얹혀지지 않은 머리처럼 그것은 인생이 천진스럽지 못하다는 징표 영양분 가득한 지 3월 햇빛에서는 왜 비릿한 젖 냄새가 나는가 산수유나무는 햇빛을 정신없이 빨아들이고 검은 가지마다 온통 애기 젖꼭지만한 노란 꽃눈을 틔운다 3월의 햇빛 속에서 누군가 뼈만 앙상한 제 다리의 깊어진 궤양을 바라보며 살아봐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3월에 슬퍼할 겨를조차 없는 이들은 부끄러워하자 그 부끄러움을 뭉쳐 제 슬픔 하나라도 집어낼 일이다 2026. 3. 2.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슬픔과 기쁨, 행복과 불행 저마다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영원할 것 같던 사랑이 식고 마음이 변해 돌아서는 순간, 당신이 움켜쥐고 있던 행복은 조용히 가방을 꾸립니다. 유통기한이 다한 것입니다. 억지로 붙잡으려 하지 마세요 그냥 흐르는 대로 내버려두세요. 모든 것은 머물기 위해서가 아닌 당신을 스쳐가기 위해 붙여진 찰나(刹那)라는 이름입니다. 2026. 2. 28.
일곱 빛깔을 봅니다 잿빛 하늘에서 장대비 쏟아질 때 세상이 지붕 아래로 몸을 숨겨도 나는 우산을 펴지 않습니다. 하늘의 숨결을 느끼기 위해 온몸으로 비를 맞으려는 것입니다. 흥건히 젖은 옷자락을 털어내며 회색 구름을 다시 의심할 때 저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것, 누구보다 먼저 일곱 빛깔을 봅니다. 무지개 속엔 떠나간 님이 있습니다. 2026. 2. 26.
새봄에 희망을 심다 낮게 누운 구릉마다 연초록빛 설렘 물기 머금은 흙길은 기지개를 켠다. 하늘은 쪽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데 휘도는 저 길은 굴곡진 세상과 닮았다. 성큼성큼 앞서가는 발걸음에는 묵은 겨울을 털어내는 활기가 넘치고, 나란히 굽이돌아 걷는 뒷모습에는 무언으로 통하는 정(情)이 묻어난다. 새순 돋는 언덕 너머 아스라한 산자락은 고향 마을 뒷산처럼 포근히 안아주고, 겨울을 쫓는 따스한 햇살에 눈이 시리다. 부르지 않았어도 봄은 저만치 와 있고 함께 걷는 사람 있어 외롭지 않은 이 길, 나는 오늘 저 푸르고 푸른 언덕 위에 새해의 희망, 내 마음 한 줄기를 심었다. 유툽에서 동영상 보기 ☞ https://youtu.be/ndpeC3IYLCQ2026년 2월 22일 산악회 회원들과 Castleridge Trail을.. 2026. 2. 24.
동심초-엄정행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 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없어 만날 날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유툽에서 동영상 보기 ☞ https://youtu.be/DvCJcvpCULQ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가곡 중 하나인 '동심초(同心草)'. 1940년대 초, 한국 근대 시의 선구자 김안서(김억) 씨가 중국 당나라 시대 여류 시인이었던 '설도(薛濤)'의 연시(戀詩) '춘망사(春望詞)를 아름답게 번역하여 자신의 시집에 실었고, 이를 본 작곡가 김성태 씨가 1945년에 곡을 붙이면서 '동심초'가 탄생했다. 동심초의 애절한 선율.. 2026. 2. 22.
마찬가지-손희락 원망하지 말자 불평하지 말자 가죽 구두 신고 걷는 길 고무신 끌고는 못 갈 것인가 어차피 걷고 있는 목적지 동일한 것을 원망하지 말자 불평하지 말자 진수성찬 식탁이나 초라한 식탁이나 밥 한 그릇 비워 포만감 느끼는 건 마찬가지인 것을 원망하지 말자 불평하지 말자 넓은 공간에 누우나 좁은 공간에 누우나 내일 위해 꿈꾸긴 마찬가지인 것을 2026. 2. 20.
설날 새벽에 왔던 카톡 한국은 어제가 설이었지만 17시간이 느린 이곳 California는 오늘이 설이다. 나는 지금 겨울 치레를 하는지 며칠째 기침감기에 시달리며 설을 맞이했고, 오래전 설날 세상을 등진 친구를 떠올리고 있다. 그날 새벽 친구가 떠났다는 카톡 메시지는 내게 큰 충격을 주었고, 이후 설날이면 녀석과 함께했던 날들을 회상하며 그를 추모하고 있다. 지병으로 고생하던 친구가 명절인 설날 세상을 등졌다는 사실, 그리고 녀석이 선택했던 삶의 마지막은 내게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이었고 슬픔보다는 당혹감이 앞섰다. 투병 과정에서 그가 남겼던 흔적들, 자신의 결말을 뻔히 알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모든 것을 오롯이 신의 뜻에 맡겼던 친구의 무력감이 생생하게 느껴져 가슴이 아팠다. 명절에 생을 마감해야 했던 친구의 속내는.. 2026. 2. 18.
새털처럼 날아간 청춘 해마다 찾아오는 설이 지나면 얼굴에 그려질 나이 한 살 더 거울 속 낯익은 노인 하나가 깊어진 주름을 가만히 만진다. 푸르고 싱싱했던 내 청춘은 새털처럼 가벼이 날아갔는데 지나간 세월이 못내 아쉬운지 가슴 한쪽이 아릿해져 온다. 심장이 아픈 건 늙음 때문일까 지우지 못한 그리움 때문일까? 남겨진 인생의 후반전 앞에서 걸어온 길을 하나둘 정리해 본다. 2026.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