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hn Muir Trail18

고통과 감동의 John Muir Trail 2016년 여름에 다녀온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고통과 감동의 16일도 이젠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Once in a life' 내 생애 한 번으로 끝인 줄 알았던 존뮤어트레일, 15파운드의 몸무게가 빠질 만큼 힘들었던 여정임에도 한번 더 걷고 싶은 이 욕망은 무엇이란 말인가? 쌓여가는 나이, 떨어지는 체력에도 불구하고 꿈틀거리는 욕망은 더 늙고 병들기 전에 한번 더 길을 나서라고 충동질한다. 새크라멘토 이사장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자며 John Muir Trail Topographic Map Guide ↑ 아래의 책을 선물했다 ↓ ************************************************ 클릭 ☞ 존뮤어트레일 1일차 보기 ***********.. 2017. 12. 30.
존 뮤어 트레일-16일차 길고 힘들었던 존뮤어 트레일 여정을 끝내는 날이다. Donahue Pass(11.073피트)를 내려와 시냇물이 흐르는 초원에서 야영을 했던 우린 John Muir Trail 마지막 날임에도 이슬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 길을 나선다. 말빨이 좋은 권박사가 Sunrise Campground에서 1박을 더하고 Little Yosemite Valley를 거쳐 Happy Isles로 가는 게 어떻겠냐며 내년에는 남행 코스에 도전해 보자고 꼬드긴다. 된장 헐.. 내가 5년 하고도 15일만 젊었어도 죤뮤어 트레일 남행코스만 도전하겠는가? 요세미티에서 Mt.Whitney를 갔다 다시 요세미티로 올라오는 왕복코스도 도전하고픈 마음이 있는데 써거질 세월은 지울 수 없는 깊은 흔적을 남겨놓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이만.. 2016. 9. 1.
존 뮤어 트레일-15일차 8월 첫날이다. 길었던 여정의 끝이 보여서인지 느긋한 기분으로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엔진은 아직 멀쩡한데 여기저기 부품이 안 좋아서 힘들다고 하면서도 아무런 내색 없이 반창고로 발바닥을 도배하고 걸음을 내딛는 이사장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2팩의 쏘주에 정담(情談)을 섞어 밤을 지낸 Shadow Lake(8.810피트)을 떠난다. 오전에 걸어가는 구간은 Yosemite National Park과 Devils Postpile National Monument에서 가깝고 경치가 아름다워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팀, 보이스카웃 팀을 비롯해 많은 백패커를 마주친다. Garnet Lake(9.690피트), Ruby Lake, Emerald Lake을 거쳐서 호수 안에 1.000개의 돌섬이 있다는 .. 2016. 8. 30.
존 뮤어 트레일-14일차 두런거리는 소리에 텐트밖으로 얼굴을 내미니 이사장과 권박사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깨우지 그랬어요?" "곤히 주무시는데 깨우기가 그렇더라고요" 알람을 맞춰놓은 것 같은데 아니었나? 늦잠을 잔 것이 멋쩍어 농담을 건넨다. "햐~! 이 사람들 의리라곤 파리 뭐만큼 도 없네. 안 일어났으면 그냥 두고 갈려고 했죠?" "아니죠. 일어나실 때까지 하루, 이틀쯤은 기다리죠" 권박사의 답변에 배꼽을 쥔다. 부리나케 배낭을 꾸려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은 오전 7시. 오늘은 1.5마일 떨어진 Red's Meadow Resort Pack Station에서 지난번 Muir Trail Ranch에서 찾았던 것과 같은 소주 2팩과 스팸 2캔, 정어리 통조림이 들어있는 두 번째 바켓을 찾는 날이다. Red's Meadow R.. 2016. 8. 29.
존 뮤어 트레일-13일차 소변이 마려워 일어난 시간이 새벽 2시, 헤드랜턴을 들고 텐트 밖으로 나오니 Ranger가 극찬했던 Chief Lake 밤하늘 풍경에 입이 벌어진다. 랜턴의 불빛이 필요 없다. 별은 수면 위로 쏟아질 듯 반짝이고, 사금(沙金)처럼 깔린 은하수는 숨을 길게 들이켜면 가슴속으로 빨려 들어올 것 같은데 하늘에 걸린 달은 처연하게 빛을 발하며 심장을 가를 것 같은 섬뜩함을 준다. 시골에서 태어나 자연을 벗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내가 넋을 잃고 바라볼 만큼 아름답기 그지없는 Chief Lake 밤하늘은 텐트밖으로 나온 이유를 잊게 한다. 누군가 내게 '존뮤어 트레일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존뮤어 트레일은 자연의 소중함을 알고,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주.. 2016. 8. 27.
존 뮤어 트레일-12일차 간밤에 짠맛이 강한 스팸과 정어리 통조림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신 탓인지 갈증이 난다. 머리맡을 더듬어 물병을 찾아 물을 마시고 시간을 보니 04시 15분. 평상시 기상시간보다 15분이 빠르다.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텐트 밖으로 나오니 이사장과 권박사도 얼굴을 내밀며 '굿모닝!' Muir Trail Ranch에서 공급받은 즉석 떡국에 누룽지를 더 보태 식사를 마치고 05시 50분 길을 나선다. 한국마켓에서 판매하는 즉석 떡국은 다른 음식에 비해 무게는 더 나가지만 30년의 미국생활에도 변하지 않는 입맛 때문인지 간간한 국물과 부드러운 떡 조각은 그동안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내게 많은 도움을 준다. 떡국을 부칠 땐 무게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종이그릇은 제거하고 비닐봉지에 담긴 떡과 수프만 바켓에 .. 2016. 8. 26.
존 뮤어 트레일-11일차 텐트, 신발, 슬리핑 백.. 모든 게 젖었다. 대충 물기를 말린 후 출발하자는 권박사의 제안에 따라 마르길 기다려보지만 생각처럼 쉬이 마르지 않고 새카맣게 몰려드는 모기떼의 공격에 두 손은 물린 데를 긁느라 때려잡느라 바삐 움직인다. 냄새가 싫어서 사용을 자제했던 모기약을 온몸에 뿌리고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 배낭을 꾸려 출발을 서두른다. 공급받은 음식으로 가득 채워진 곰통과 젖은 텐트, 침낭, 옷가지, 소주 2팩과 통조림을 넣은 배낭은 50파운드가 넘는 것 같다. 제길 헐..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젯밤에 두 사람을 불러내서 억지로 소주와 통조림을 먹여서 없애야 했는데.. 50파운드가 넘는 무게를 짊어지고 하루종일 걸어야 한다는 중압감은 출발도 하기 전에 기운을 빼버린다. 아침 8시, Senge.. 2016. 8. 25.
존 뮤어 트레일-10일차 Colby Meadow에서 Muir Trail Ranch까지 약 13마일, Evolution Meadow에서 1마일을 지나 경사가 심한 0.8마일 구간을 제외하면 내리막과 평지여서 휴식시간을 포함해도 6시간~6시간 30분이면 Muir Trail Ranch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Muir Trail Ranch 오픈하는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오늘은 Muir Trail Ranch에서 음식을 찾아 1마일쯤 떨어진 Blayney Hot Spring에서 몸을 담근 후 근처 캠핑장에서 스팸 2캔과 정어리 통조림을 안주삼아 소주 2팩을 마시면서 정담을 나눌 계획이다. 예상대로 Muir Trail Ranch 도착하니 12시 30분, 권박사가 영수증을 주니 우체국에서 부쳤던 바켓을 꺼내온다. 테이프로 .. 2016. 8. 24.
존 뮤어 트레일-9일차 아침 6시, Big Pete Meadow를 출발해 5.9마일의 오르막을 걸어 Muir Pass로 간다. Muir Pass로 가다 보면 존뮤어가 자신의 둘째 딸 이름을 붙였다는 거울처럼 맑고 아름다운 Helen Lake(11.617피트)이 있다. 긴 오르막을 올라온 탓인지 Muir Pass 정상(12.000피트)에 도착하니 통증이 심하다. Muir Hut 안과 밖의 사진을 찍고 배를 움켜쥔 채 돌멩이에 걸터앉아 있으니 조금 늦게 도착한 이사장이 웅크리고 있는 나를 보고 모여있는 미국인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하소연 한다. "신사 숙녀 여러분! 혹시 Pepcid, Antacid를 갖고 계신 분이 있으신가요? 제 친구가 배가 아파서 고통이 심합니다. 도와주십시요" 이사장의 하소연을 들은 50대로 보이는 백인 부.. 2016. 8. 23.
존 뮤어 트레일-8일차 Mather Pass(12.100피트)를 넘고 4.5마일을 걸어 Palisade Lakes(10.646피트)을 지나 2마일가량을 더 가니 경사가 가파른 Golden Staircase가 버티고 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Golden Staircase를 통과해 트레일 옆으로 흐르는 Palisade Creek을 따라 약 3.5마일을 내려가니 널찍한 바위에 동양 여인이 앉아있다. 앞서 간 이사장과 권박사를 지칭해 아시안 남자를 봤느냐고 물으니 본 적이 없단다. 낯이 익은 얼굴이다. 어디서 봤더라? 존뮤어 트레일에서 낯익은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권박사가 기다리기로 한 Middle Fork Kings River Trail로 빠지는 Junction이 얼마쯤 남았냐고 물으니 약 1마일? 고맙다는 인사.. 2016. 8. 22.
존 뮤어 트레일-7일차 7월 24일(일), 오늘은 존뮤어 트레일 도전에 나선 지 7일째 되는 날이다. 나아지지 않는 명치의 통증은 내 건강을 믿고 배낭의 무게를 줄여보겠다고 마눌님이 넣어준 비상약품을 빼놓고 온 걸 후회하게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권박사가 준 분유를 뜨거운 물에 풀어 누룽지와 Oatmeal을 섞어서 칼로리를 보충하고 있다는 것이다. 5시 50분, 야영지를 출발해 약 3마일을 걸어 Pinchot Pass를 통과한다. 힘들게 오른 12.050피트 정상에 서니 눈에 익었던 것과 다른 풍경이 펼쳐지며 화성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Pinchot Pass에서 1.5마일을 내려가니 돌산밑에 자리 잡은 Lake Marjorie가 나온다. 물집이 터진 상처 때문에 걸음이 불편한 이사장이 자리를 잡고 낚싯줄을 꺼내더니 오늘.. 2016. 8. 21.
존 뮤어 트레일-6일차 아침이면 맞이하는 하루가 무슨 요일인지 며칠인지 관심도 없는데 오늘이 7월 23일 토요일이란다. Glen Pass(11.926피트)를 넘기 위해 가장 근접한 곳에서 야영을 한 우린 4시 30분에 일어나 떠날 채비를 한다. 오늘 아침도 먹고 싶은 생각이 없다. 물을 끓여 마시며 쓰린 뱃속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권박사가 뜨거운 물에 타서 먹으라며 분유가 담긴 비닐봉지를 건넨다. 마시고 있던 뜨거운 물에 두어 스푼 넣어서 마시니 속이 한결 나은 것 같다. 칼로리 보충 차원에서 미숫가루 한 봉지를 섞어 마시니 명치 부분이 따뜻해진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6시 정각에 출발해 차가운 아침공기를 가르며 Glen Pass(11.926피트)에 올라서니 오전 7시, 무거운 배낭을 메고 경사가 심한 Pass를 오르다 보니 명치.. 2016. 8. 20.
존 뮤어 트레일-5일차 꿈에 El Dorado Hills에서 Sushi Restaurant을 경영하는 최사장을 본다. "형님, 몸은 괜찮으세요? 내일 Onion Valley로 위문공연 갈게요" 곁에 있던 최사장 와이프도 한마디 거든다. "오빠! 불고기 맛있게 재워서 가져갈게요" "제수씨. 달콤하고 매콤하게 재워서 가져오세요"라고 말하려는 순간 아침 일찍 Forester Pass를 넘기 위해 4시 30분에 맞춰놓은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뭔가를 끓여 먹고 떠날 준비를 해야 하는데 먹을 수도 없거니와 먹고 싶은 생각이 없다. 안 먹으면 걷다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뜨거운 물에 미숫가루를 풀어 마시니 속이 조금 진정되는 느낌이다. 옆에서 텐트를 철수하는 이사장에게 간밤의 꿈 이야기를 해주니 감탄사를 연발한다. 두 분의 정이 오.. 2016. 8. 19.
존 뮤어 트레일-4일차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초저녁부터 죽은 듯이 잠이 들어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을 뜨니 아침 5시, 존뮤어 트레일을 시작하자마자 14,505피트 Mt. Whitney 정상을 찍은 것이 무리였는지 코피가 흐른다. 이런 된장 헐... 무리하지 말고 즐기는 기분으로 John Muir Trail에 도전한 것인데 이른 아침부터 코피를 쏟다니.. 누룽지를 끓여서 아침식사를 하려는데 입안이 깔깔하고 입맛이 없다. 오늘은 Forester Pass 직전까지 먼 길을 가야 해서 칼로리를 보충하기 위해 뭔가를 먹어야 하는데 먹고 싶은 생각도 없고 목으로 넘어가질 않는다. 가득히 남은 누룽지를 땅을 파서 묻으니 곁에 있던 이사장도 입맛이 없는지 먹는 걸 포기하고 땅을 파서 묻는다. (※ Lone Pine에 있는 Eastern .. 2016. 8. 18.
존 뮤어 트레일-3일차 이리저리 비추는 텐트 밖 Flashlight에 눈을 뜨니 5시, 아침 식사를 하고 텐트를 정리해 배낭을 꾸리니 6시다. 오늘은 6시에 Trail Camp를 출발해서 97 Switchback을 올라간 후 오전 12시 전 미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 Mt.Whitney(14,505피트) 정상을 찍어야 한다. 그리고 정상에서 내려와 97 Switchback 반대편 지그재그 길을 내려가 Guitar Lake에서 점심을 먹고 Pacific Crest Trail과 John Muir Trail이 만나는 Crabtree Meadow(10,722피트) Junction 근처에서 야영을 하는 12마일이 넘는 일정이다. Trail Camp를 출발해야 하는데 이사장이 배탈이 났다며 휴지를 들고뛴다. 안 먹던 라면을 먹어서일까? 아.. 2016.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