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하(入夏) 지나 녹음 짙어지는 오월이면
새참 막걸리 몇 잔에 불콰해진 평산 아재는
하늘을 이불 삼고 밭고랑을 구들 삼아
세상 시름 다 잊은 듯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았다.
건넛마을 어느 집은 논에 물 잡아
써래질로 흙 고르며 못자리 농사로 분주하건만,
물려받은 논배미 하나 없던 평산 아재는
남의 논을 일구는 소작(小作) 살이로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갔어도
근동(近洞)에서 사람 좋기로 소문난 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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