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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

출처를 밝히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

by 캘리 나그네 2026. 4. 30.

 

블로그에 게시한 글이 검색에서 노출이 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구글, 다음,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다 보면 황당한 일을 경험할 때가 있다.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서 썼던 내 글이 토씨 하나 틀림없이 타인의 소셜미디어에 게시되어 있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흡사 본인이 작성한 글처럼 출처도 밝히지 않은 채 버젓이 걸어놨다. 

 

도둑이 물건을 훔치듯 남이 쓴 글을 복사해서 자신이 쓴 것처럼 게시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글을 쓰는 것은 아까운 시간을 투자해 검색하고, 기억과 지식을 최대한 짜내어 활자로 만드는 노동이다. 그래서 남의 글을 베껴갈 때는 출처를 밝히는 것이 타인의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글을 쓰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상도덕이다. 

 

그런데 기운이 빠지는 것은 글을 훔쳐 간 사람의 태도다. 내가 쓴 글을 발견하고 댓글로 항의해도 묵묵부답이다. 제목과 태그를 검색하면 금방 찾아볼 수 있는 소셜미디어 광장에서 뻔뻔스럽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속으론 '하찮은 글 좀 가져갔기로서니 뭘 그렇게 쫀쫀하게 구느냐'라며 오히려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정의를 부르짖고 대의(大義)를 입에 달고 있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노력과 창작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겠다고 누구보다 왈왈대며 떠들지만, 정작 남의 글을 훔쳐 가는 염치없는 짓을 서슴지 않는다. 내 것은 귀하고 남의 것은 함부로 해도 된다는 양심불량, 공공의식이 결여된 사람들이다. 

 

이런 현실을 마주할 때면 나는 화가 치밀어 목덜미를 주무른다. 알량한 사과나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니다. 그저 타인의 노력과 수고를 인정하면서 글의 출처를 밝혀주는 최소한의 상식과 양심을 가져주길 바랄 뿐이다. 그 당연한 상식과 기대가 무너질 때 사람에 대한 실망감과 내뱉는 한숨에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가락에서 기운이 빠진다.

 

아내와 미국 본토 최고봉 Mt Whitney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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