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시에라 트레일7 하이시에라 트레일-7일차 맥주를 기대하며 11.1마일을 걸어 도착한 Bearpaw Meadow 매점에서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다. 먼저 도착한 일행은 맥주캔을 들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늦게 도착한 나와 마눌님, 오교수가 맥주를 사고자 하니 주인인지 종업원인지 모를 녀석이 하이커들이 예약한 Dinner를 준비하느라 바쁘다며 30분 후에 오란다. 맥주가 고픈 우리에게 1분의 시간을 내서 판매할 수 없을 만큼 바쁜 것 같지 않은데 쓸데없는 꼬장을 부린다. 된장 헐.. 칼자루 쥐고 있는 놈이 바빠서 못 팔겠다는데 어쩌겠는가? 멱살을 잡고 팔라고 할 수도 없는지라 거친 말 한마디를 뱉은 후 Bearpaw Meadow 매점에서 0.1마일 떨어진 High Sierra Camp로 가서 백패킹 마지막 밤을 준비한다. 텐트 정리를 마친 오교수가 .. 2016. 8. 14. 하이시에라 트레일-6일차 백패킹을 시작한 지 엿새째, 6월 25일(토) 아침 6시경에 현관문을 나섰으니 집을 떠나온 게 어느덧 7일이 되었다. 아빠를 좋아하는 개딸 Cherry가 보고 싶고 두 아들이 보고 싶다. 냉수에 보리밥을 말아서 된장에 풋고추를 찍어 먹고 싶다. 냄비에 마늘 한 줌 넣고 토실한 닭 한 마리를 푹 삶아서 뜯으며 시원한 쏘맥을 마시고 싶다. 끓는 물을 부어 간편하게 먹는 건조식품만 먹다 보니 갖가지 반찬과 술 생각이 난다. 오늘 목적지인 Bearpaw Meadow에는 백패커들을 위한 매점이 있고 그곳에선 맥주도 판다는데 도착하는 즉시 맥주를 사서 마눌님과 건배한 후 단숨에 들이켜야겠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짜릿하다. 사람의 욕심이란 게 끝이 없는지 그곳에서 삼겹살 구이와 소주도 판매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2016. 8. 13. 하이시에라 트레일-5일차 High Sierra Trail Backpacking 5일 차인 6월 30일은 11.6마일(18.6km)을 걸어야 한다. 9.160 ft에 위치한 Funston Meadow에서 10.400 ft까지 올라간 후 다시 9.560 피트 지점으로 내려가 Big Arroyo Creek 옆에 있는 Campground에서 1박을 하는 일정이다. 10.400 ft의 고도는 별거 아니지만 그 지점까지 가는 트레일은 경사가 심하고 길이 험하다. 게다가 전날 비에 젖은 옷가지가 담겨있는 배낭의 무게는 천근이라도 되는 것 마냥 어깨를 짓누르며 압박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에 흠뻑 젖었던 마눌님이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과 발에 물집이 잡혀 고통이 심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일념으로 버텨주는 것이다. 시냇.. 2016. 8. 12. 하이시에라 트레일-4일차 지난 사흘간 몸은 힘들어도 별 문제가 없던 하이시에라 트레일 백패킹은 네 번째 날 곤욕을 치른다. Junction Meadow를 출발해 8마일(12.8km)의 내리막을 걸으니 물이 흐르는 계곡은 Kern River로 변하고 온천물이 강아지 오줌 줄기 같은 두 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Kern Hot Spring이 있다. 점심식사 후 Kern River에 들어가 물놀이를 겸해 땀에 찌든 몸을 씻는다.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아서인지 물이 차갑다. 콘크리트 구덩이에 담긴 온천물에 몸을 데워준 후 발바닥 물집 때문에 걸음이 느린 마눌님을 앞세워 소프트 엔지니어 미스터 정과 함께 일행보다 먼저 출발한다. 출발하기 전 리더인 미스터 박은 오늘 묵을 예정인 Camping spot은 말똥이 많고 냄새가 심해 사람들 리뷰.. 2016. 8. 11. 하이시에라 트레일-3일차 Chicken Lake에서 Crabtree Meadow까지 14.4마일(약 23km) 이 힘들었는지 저녁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텐트 속으로 들어갔던 우린 아침이 되자 누구랄 것도 없이 아고고! 아고고! 곡(哭) 소릴 내면서 텐트밖으로 나온다. 얼굴은 누렇게 뜨고 부었다. 하이시에라 트레일 백패킹을 계획하고 리드하는 Sacramento, CA 에서 건축일을 하는 미스터 박이 오늘은 8.4마일 힘들지 않은 길이니 천천히 식사를 하고 여유 있게 출발하자고 한다. 힘들지 않다는 말에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농담을 주고받으며 식사를 마치고 마실 물을 정수해서 물병에 담는다. 어느 모임에서나 농담을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화기애애 한 분위기가 된다. 언어학을 전공하고 몬트레이 국방대학원에서 미군들에게 한국어를 가르.. 2016. 8. 10. 하이시에라 트레일-2일차 전날 초저녁부터 침낭에 들어간 우린 아침 식사를 마친 후 걸음을 재촉한다. Chicken Lake에서 두 번째 숙영지인 Crabtree Meadow까지 14.4 마일(약 23km), 무거운 백팩을 메고 오름과 내리막을 반복해서 걷다 보니 발바닥은 불에 덴 듯 뜨겁고 무릎이 시큰거린다. 된장 헐.. 이게 뭐 하는 짓인가? 돈과 시간을 없애가며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Once in a Life. 일생에 한번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성취욕 때문일 것이다. 존뮤어 트레일 도전에 앞서 체력과 지구력을 시험해 본답시고 의욕만 앞세워서 High Sierra Trail에 도전한 것을 잠시 후회하며 입속으로 Once in a Life를 되뇌이며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행의 길을 거친 숨을 내뿜으.. 2016. 8. 9. 하이시에라 트레일-1일차 222마일 존뮤어 트레일 도전에 앞서 체력, 인내심, 지구력을 시험해 보기 위해 다녀온 6박 7일간의 High Sierra Trail은 캘리포니아 주(州) 척추라고 할 수 있는 Sierra Nevada 산맥을 서(西)에서 동쪽(東), 또는 동(東)에서 서쪽(西)으로 횡단하는 약 70마일(112km)의 Trail이다. 경치가 아름답고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백패커라면 한 번쯤 걸어볼 만한 트레일이다. 하지만 쉽사리 도전을 못하는 이유가 있다. 동(東)과 서(西)를 연결하는 대중교통편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을 걸으려면 인원수에 맞춰서 동쪽 또는 서쪽의 양방향 트레일 헤드에 차를 주차하고 6시간을 운전해 원하는 출발지점으로 가서 백패킹을 시작한 후 일정을 마치면 다시 출발했던 지점으로 6시간을 운전해서 되돌아가.. 2016. 8.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