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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320

불러보는 이름 아침에 눈을 뜨면 떠오르는 이름 인생 끝자락 나이가 되었음에도 恨이 되어 가슴에 맺혀있는 이름 죽는 날까지 못 잊어 부를 이름 이민생활 외로움이 버거울 때 이른 아침 인적 드문 산에 올라 마음껏 소리쳐 불러보는 이름 미안함 죄송함에 부르고 또 부르다 눈물도 메마른 그 이름 엄니 2025. 5. 7.
노란 민들레 바람에 몸을 맡겨 이리저리 흩날리다 못다 이룬 사랑을 매조 지으려 아스팔트 길모퉁이에 내려앉았다 님 향한 일편단심 사랑을 말하려고 오가는 발길에 짓밟히고 채여도 꽃 피우고 홀씨 날려 행복을 전하는 너는 한 떨기 노란 민들레 2025. 5. 5.
4월의 끝자락에서 너는 길가에 피어있는 꽃 나는 소리 없이 지나가는 바람 천지가 개벽해도 다시 오지 않을 2025년 4월의 끝자락에서 너는 햇빛 머금은 고운 꽃 되어 바람처럼 스쳐가는 나를 보려고 가슴 아픈 사연을 가득 품은 채 슬프도록 화려하게 피어있구나 2025. 4. 30.
먼저 다가와 와락 껴안아도 될 만큼 가까이 마주 보고 있는데 더 이상 다가서지 못한 채 눈치만 보며 망설이고 있다.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하고 시답잖은 안부만 묻는 내게 그대 먼저 다가와 두 팔 벌려 나를 힘껏 안아주면 좋으련만.. 안으면 바스러질 것 같고 만지면 부서질 것 같은 2025년 4월 25일(금) 미션픽 야생화 ↑ ↓ 2025. 4. 28.
흩어지는 꽃잎 생기 넘치는 신록(新綠)이 좋다 연초록으로 덧칠한 山도 좋다 가슴을 저미는 이별의 아픔도 진한 꽃향기로 달랠 수 있어 좋다 비바람에 흩어지는 꽃잎을 보며 외로움에 젖어 눈물을 흘려도 눈물인지 빗물인지 알 수 없어 좋다 2025. 4. 25.
그만 죽여라 이제 그만 죽여라 티 없이 맑은 초롱초롱한 눈망울 굶주림에 지친 핼쑥한 얼굴들 이 아이들이 무슨 죄를 지었는가 어른들 쌈질에 피어나지 못한 채 사지가 찢겨 피 흘리며 죽어가는 이 아이들이 불쌍하지도 않은가 간곡히 부탁한다 이제 그만 죽여라 2025. 4. 16.
미련 없이 가련다 찰나의 순간도 내 것이 아닐진대 집착과 욕심을 내려놓질 못한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죽을 것이고 죽음 또한 삶의 연속인 것을..  내 육체가 타들어 들판에 뿌려져도 영혼의 끝과 시작점을 알 수 없기에 삶이 끝난다 해도 한 점 아쉬움 없이 부끄럼 없는 삶을 살다 미련 없이 가련다.   2025년 4월 13일(일) 아침 산책길 야생화 2025. 4. 14.
봄바람 부는 날 불어오는 봄바람에 몸을 맡기며 아직은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바람에 실려온 상큼 파릇한 내음에 겹겹이 쌓인 세월을 망각한 나는 가슴 깊은 곳 응어리를 끄집어내어 회한(悔恨)의 눈물로 희석시킨다. Lakeshore Park  ↑  ↓찾아가기 ☞ 5119 Ipswich Ct, Newark, CA 94560 2025. 4. 9.
엄니의 4월 음력 삼월 삼짇날이 지난 4월의 봄 울타리 앞 무리 지어 있는 개나리는 앙증맞은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고 산허리 곳곳엔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는 홍자색(紅紫色) 진달래가 화려하다. 겨울을 피해 강남 갔던 제비 돌아오고 부슬부슬 차가운 봄비 오는 날이면 엄니는 머리에 작은 수건을 두르시고 몸빼 바지 홑 겉적삼이 흠뻑 젖도록 집 앞 텃밭에 채소 모종을 하셨다. '엄니, 날 좋을 때 숭제 비 맞고 숭그요' '비 올 때 숭거야 안 죽고 잘 큰단다' ※ 숭거야: 심어야 2025년 4월 2일 작은 텃밭에 깻잎 모종을 옮겨심었다. 나는 울 엄니처럼 비를 맞으며 모종을 심지 않는다. 비가 갠 날 심어도 살 놈은 살아서 내 입을 즐겁게 할 것이고 죽을 놈은 어차피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2025. 4. 4.
노년의 혼란 정(靜)의 껍질을 깨고 동(動)의 세계로 가기 위해  힘껏 신발 끈을 동여맨다 희망찬 봄의 소리를 들으려 무작정 어디라도 가는 것이다.  내겐 아직도 청춘의 낭만 같은 방랑벽이 남았는가 보다 세월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있는 노년에 찾아온 혼란이다. 유툽에서 동영상보기 ☞ https://youtu.be/xUFNEv8U0rM 2025년 3월 27일 미션픽 아침 2025. 3. 31.
잔인한 봄 온갖 새들은 흥겹게 지저귀고 들꽃과 잡초(雜草) 한데 어우러져 푸르름이 당연시되던 2025년 봄이한순간에 사그라져 재가 되었다  허둥지둥하다 미처 챙기지 못한 짧은 줄에 묶여있던 바둑이는 울부짖다 하늘의 작은 별이 되었고 짙게 손때 묻은 모든 추억(追憶)은 잿빛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당연히 내려야 할 봄비도 오지 않은잔인(殘忍)하고 무자비 한 을사년 봄  화마(火魔)에 할퀴어 스러져 버린 한가롭고 평화롭던 그들의 일상(日常)누가 이 분들의 막막함을 헤아려줄까 유툽에서 동영상 보기 ☞ https://youtu.be/yP_--8F7QmU 2025년 3월 24일, Dry Creek Pioneer Regional Park, 550 May Rd, Union City, CA 94587 2025. 3. 28.
봄날 같은 꿈 어디라도 대충 몸을 쪼그리고 휴식 같지 않은 휴식을 보냈을지도  거리의 벤치에서 다리를 뻗고 몸과 마음 편히 단잠에 빠진 그대  지금 꾸고 있는 꿈 가슴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꿈 봄날 같은 그대의 꿈을 응원합니다. 2025. 3. 24.
봄이 왔다 하루 종일 걸어도 말 걸어 주는 사람 없다.  길이 아닌 곳을 걸으면 눈치라도 줄 듯한데 나는 내 길을 너는 네 길을 간다.  누굴 탓하겠는가 나도 그렇게 살아온 것을.. 세상인심 각박(刻薄) 해도 꽃 피는 봄이 왔다. 2025. 3. 19.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자양분 윤석열 구속 취소 후 우파(右派) 유투버들이 패륜잡범 이재명의 몰락(沒落)을 예언하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예언 또한 좌파(左派) 유투버들과 더불당이 써먹고 있는 음모론(陰謀論)처럼 억측(臆測)과 적개심(敵愾心)을 담았다. 우리 사회는 좌우 사방으로 음모론이 가득하다. 언제부터 음모론의 늪에 빠진 사회가 된 것일까? 술에 취해 필름이 끊겨 기억이 없듯 그 시점(時點)을 정확하게 꼽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모든 음모론이 그럴듯하고 한편으론 재미도 있다. 나처럼 범죄(犯罪) 백과사전 이재명을 지극히 혐오(嫌惡)하는 사람들에겐 우파 유투버들의 음모론이 가려운 등을 긁어주는 것처럼 시원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마냥 웃고 넘길 일은 아닌 것 같다. 이성적(理性的) 논리보다 음모론에 지배당하는 사회는.. 2025. 3. 17.
꽃은 사랑이어라 피고 지고 피는 꽃은 사랑이어라 수줍은 듯 고개 숙인 무덤가 할미꽃도 길가에 웅크려 핀 이름 모를 들꽃도 풀피리 꺾어 불던 향기 없는 풀꽃도  내리는 봄비에 스러지는 화려한 벚꽃도 달빛을 머금은 듯 처연(凄然) 한 배꽃도 함초롬히 마당에 핀 일편단심 민들레도  벌 나비 넘나드는 풍성한 호박 꽃도  소월 시인이 노래한 영변 약산 진달래도 낮은 울타리를 대신하는 노란 개나리도 그 향기에 취하던 교정의 아카시아꽃도 장독대 밑 앙증맞게 핀 키 작은 채송화도  작고 여린 소녀의 손톱을 예쁘게 물들이던 울 밑 서러웁게 처량한 붉은 봉선화도 피고 지고 다시 피어 만남과 이별을 반복해도꽃은 보고 또 볼 수록 애틋한 사랑이어라 2025.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