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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237

님과 벗 벗은 설움에서 반갑고 님은 사랑에서 좋아라 딸기 꽃 피어서 향기(香氣)로운 때를 고초(苦草)의 붉은 열매 익어가는 밤을 그대여 부르라 나는 마시리 - 金素月 - 2023. 6. 13.
봄 석별(惜別) 잠시 헤어진다 한들 무에 그리 서운하리요 할 바를 다하고 떠나는 건데.. 그간 고운 꽃들도 피워 올려 숲 식구들 맘도 기쁘게 해주었고 나뭇가지 잎새 활짝 펼치게 해서 다가올 여름에게 울창한 숲도 넘겨주었으니 더 이상 무슨 아쉬움이 남아 있으리요 오로지 다시 만날 그 때를 기약하며 홀가분한 맘 가벼운 발걸음으로 미련 없이 훌훌 떠나면 그만인 게지.. - 오보영 - 2023. 6. 1.
나는 알고 있다 꼬부라진 길모퉁이 지나면 아름다운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그 길 지나면 또 다른 내리막길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 길 지나면 힘든 오르막도 있지만 그 옆 옥수수 밭에서 잠시 쉬어 가면 된다는 것을 그래도 늦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길을 가다가 쉬어가도 된다는 것을 그래서 그들은 바쁘다 - 홍세희 - 2023. 5. 29.
단순한 것이 좋다 삶은 나에게 가르치네 착하고 고운 것은 단순하다고 꽃씨 한 알 심어주고 꽃이 피기까지 기다려주듯 그 꽃물 나뭇잎에 물들기까지 오래오래 앉아서 기다려주듯 울고 있는 친구에게 말없이 어깨 한편 내어주듯 그 친구 미소가 피어오르기까지 오래오래 앉아서 기다려주듯 삶은 나에게 가르치네 착하고 고운 것은 단순하다고 삶은 나에게 가르치네 착하고 고운 것은 사랑이라고 -홍수희- 2023. 5. 25.
들길 부디 나의 외로움을 방해하지 마라. 내가 걷는 들길은 고요하다. 풀꽃 같은 목소리로 날 부르지 않아도 좋다. 황홀한 말로 내 고독의 등을 두드리지 않아도 좋다. 부디 나의 침묵을 깨우려 하지 마라. 내가 바라보는 강물은 아득하다. 들녘은 나의 친구 누군가 그리우면 강으로 가고 혼자가 외로우면 들길을 간다. -이남일- 2023. 5. 19.
나이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중심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것 먼 기억을 중심에 두고 둥글둥글 살아간다는 것 무심히 젖는 일에 익숙해진다는 것 -박성우- 2023. 5. 13.
다 잊고 사는데도 다 잊고 산다 그러려고 노력하며 산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가슴이 저려올 때가 있다 그 무언가 잊은 줄 알고 있던 기억을 간간히 건드리면 멍하니 눈물이 흐를 때가 있다 그 무엇이 너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못다 한 내 사랑이라고는 한다 - 원태연- 2023. 5. 10.
파도 쓰러지는 사람아 바다를 보라 일어서는 사람아 바다를 보라 쓰러지기 위해 일어서는 일어서기 위해 쓰러지는 현란한 반전 슬픔도 눈물도 깨어 있어야 한다 -이명수- 2023. 5. 5.
살아갈 이유 너를 생각하면 화들짝 잠에서 깨어난다 힘이 솟는다 너를 생각하면 세상 살 용기가 생기고 하늘이 더욱 파랗게 보인다 너의 얼굴을 떠올리면 나의 가슴은 따뜻해지고 너의 목소리 떠올리면 나의 가슴은 즐거워진다 그래, 눈 한번 질끈 감고 하나님께 죄 한 번 짓자! 이것이 이 봄에 또 살아갈 이유다. -나태주- 2023. 5. 2.
가는 길-金素月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한番······ 저 山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西山에는 해진다고 지저귑니다 앞江물, 뒷江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쟈고 흘너도 년다라 흐릅듸다려.. -金素月- 2023. 4. 26.
그땐 왜 몰랐을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었던 것을 그땐 왜 몰랐을까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내 세상이었던 것을 그땐 왜 몰랐을까 절대 보낼 수 없다고 붙들었어야 했던 것을 그땐 왜 몰랐을까 -정채봉- 2023. 4. 22.
아픈 말 '보고 싶다'는 말처럼 아픈 말은 없다. 불쑥 튀어나와 일상을 헤집어 놓는 말. 자꾸 기다려지는 그리움이 눈물 흘리게 하는 말. -최인숙- 2023. 4. 13.
살아가는 일이 어찌 꽃뿐이랴 봄이면 꽃으로 살고 여름이면 파도로 살고 가을이면 단풍으로 살고 겨울이면 흰 눈으로만 사는 생이 어디 있으랴 어떤 날은 낙화로 살고 어떤 날은 낙엽으로 살고 어떤 날은 얼음으로도 살아야 하는 것 그런들 서럽다 말아라 때로는 밀물로 살고 때로는 썰물로 살 수 있나니 -양광모- 2023. 4. 12.
낙화(落花)-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 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조지훈 - 2023. 4. 10.
안부-김시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김시천- 202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