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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

가을-조병화

by 캘리 나그네 2023. 10. 24.

 

 

전투는 끝났다

이제 스스로 물러날 뿐이다

긴 그 어리석은 싸움에서

그 어리석음을 알고

서서히, 서서히, 돌아서는

이 허허로움

 

아, 얼마나 세상사 인간관계처럼

부끄러운 나날이었던가

실로 살려고 기를 쓰는 것들을 보는 것처럼

애절한 일이 또 있으랴

가을이 접어들며 훤히 열리는

외길, 이 혼자

이제 전투는 끝났다.

돌아갈 뿐이다.

 

 

2023년 10월 21일 아침산책

 

2023년 10월 21일 아침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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