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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269

늦가을의 밤 스산한 바람이 부는 늦가을 밤 한갓진 캠핑장 모닥불 곁에서 스쳐간 사람들을 더듬어 본다. 낯선 누군가와 잔을 부딪히며 기억 속 사진첩을 펼쳐 크고 작은 이별을 떠올린다. 그런 시간 속에 밤은 깊어가고 생명이 움틀하는 새벽이 오면 삶의 일상을 향해 길을 떠난다. - 나그네 - 2022년 10월 29일(토), 2007년에 창립한 베이산악회 15주년 모임을 Del Valle Regional Park에서 가졌다. 오랫동안 활동을 하지 않아서 참가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2016년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을 같이 걸었던, 새크라멘토에 거주하는 이사장의 강요(強要)에 못 이겨 자의(自意) 반(半) 타의(他意) 반(半)으로 함께했던 것이다. 오랜만에 간 탓인지 분위기도 어색하고 사람들도 서먹하다.. 2022. 11. 2.
할로윈(Halloween) Halloween 또는 Hallowe'en 용어는 '만성절' 전야(All Saints' Eve)를 뜻한다. 성인의 날 전 날인 10월 31일 밤을 기념하여 행해지는 영미권의 전통 행사로 공휴일은 아니며 상업적인 성격을 띤다. 이 날은 죽은 영혼들이 되살아나고 정령이나 마녀 등이 출몰한다고 믿고 귀신들에게 육신을 뺏기지 않기 위해 유령이나 흡혈귀, 해골, 마녀, 괴물 등의 복장을 하고 축제를 즐긴다. 대한민국에서는 이태원 거리와 클럽에서 젊은이들이 코스프레를 하고 모이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원래 성인(saint)을 뜻하는 영어 단어 Hallow에 Day를 붙여서 '성인의 날' 즉, '만성절'을 Hallow's Day라고 했는데, 만성절 전야인 All Hallows' Eve, All Saints' Eve.. 2022. 10. 28.
맛있는 월남 국수집 베트남인들이 즐겨먹는 쌀국수를 포(Phở)라고 한다. 한국인들은 월남 국수, 베트남 쌀국수라고 하는데, 포(Phở)는 주문에 따라서 고기를 삶아낸 국물에 국수와 소고기, 닭고기가 들어가고 숙주나물, 고수, 라임, 할라피뇨(jalapenos) 등은 따로 나온다. 숙주나물이 들어간 뜨끈한 국물은 과음(過飮)한 다음날 숙취(宿醉) 해소(解消)에 그만이다. 월남 국수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고수(cilantro)의 특이한 향(香)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먹다 보면 중독성(中毒性)이 있는 음식이다. 미국에서 월남 국수가 알려지게 된 것은 베트남 전쟁이 끝난 후 미국으로 입국(入國)한 월남 난민(難民)들에 의해서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이후 알려졌지만 변형된 미국식으로 고수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 2022. 10. 20.
모든 것이 인연이다 불가(佛家)에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긴 시간, 숫자로 나타낼 수 없는 무한대(無限大)의 시간을 겁(劫)이라고 한다. 겁(劫)이란 천지개벽(天地開闢)한 우주(宇宙)가 소멸(消滅)하고, 다시 새로운 우주가 개벽(開闢)할 때까지의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다른 용어(用語)로는 겁파(劫波)라고 한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因緣)이란 말이 있다. 현생(現生)에서 옷깃을 스치는 짧은 인연도 수백 겁(劫) 전생(前生)의 인연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자주 보는 얼굴, 남녀 간의 사랑은 수천 겁(千劫)의 인연,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하는 부부의 연(緣)은 억겁(億劫)의 인연이 있어야 맺을 수 있는 것이다. 눈 한번 깜빡이는 찰나(刹那), 손가락 한 번 튕기는 탄지(彈指), 숨 한 번 내쉬는 순식간(瞬息間)의 짧은 .. 2022. 9. 23.
취하면 해장술에 취하면 할애비를 몰라보고, 낮 술에 취하면 애비를 몰라보고, 저녁 술에 취하면 마누라를 몰라본다. - 나 그 네 - 2022. 9. 12.
망자(亡者)와 맺은 인연(因緣) 지난 화요일(8월 30일), Mission Peak 정상(頂上)에 버려진 유골(遺骨)을 보고 와서 기분이 찜찜했다. 얼굴은커녕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핑계와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모른 척 지나친 것이 미안해서다. 돌멩이 몇 개 주워다 덮어 주고 올 걸... 2~3일 후에 올라가서 그 상태로 있으면 작은 돌무덤이라도 만들어 줄 생각을 하고 있다가 오늘(9월 2일) 오전, Mission Peak에 올랐다. 정상에 도착하니 유골이 옆으로 조금 흘러내린 것을 빼곤 화요일에 봤던 그대로다. 물 한 모금 들이킨 후 배낭을 내려놓고 주변에 있는 돌을 주워 작은 돌무덤을 만들었다. 겨울이 되면 빗물에 휩쓸린 유골(遺骨)은 바위틈으로 스며들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만 뇌리(腦裏)에 남아있던 찜찜했던 기분은 말끔히 .. 2022. 9. 3.
사후(死後) 준비, 꼭 해야 한다 어제 Mission Peak에서 California 주(州) 반대편에 있는 동부 Philadelphia 에서 78세 나이로 숨진 사람의 유골(遺骨)을 봤다. 누군가 Mission Peak 정상에 유골을 쏟아놓고 간 것이다. 돌아가신 분이 자신의 유골을 미션픽에 뿌려달라고 유언(遺言)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버려진 유골은 유기(遺棄)된 사체(死體)를 보는 것과 같다. 미국에서 노후(老後)를 준비(準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후(死後) 역시 준비를 해둬야 한다. 노후를 준비한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은 생활에서 차이가 날 수 있고, 사후에 대한 준비가 없으면 남겨진 가족들이 장례식 비용을 걱정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서다. 그리고 한 줌 가루가 되어 납골당(納骨堂)에 있지 못하고 미.. 2022. 9. 1.
반려견(伴侶犬) 체리의 집착 Cherry는 아빠에 대한 집착(執着)이 강하다. Mission Peak에 다녀오거나 밖에서 일을 보고 오면 나만 따라다닌다. 2층으로 올라 가면 쏜살같이 먼저 올라가서 엎드린 채 나를 바라본다. 8년을 함께 살다보니 가족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고, 감정을 느끼고, 우리의 행동까지 읽는 것이다. 배신(背信)을 모르고 오로지 주인만 따르는 개들의 수명(壽命)은 길어야 14, 15년이라고 한다. 체리처럼 덩치가 크고 섞인(진도견+풍산견) 아이들은 10년~12년.. 이제 체리가 우리 곁에 있을 시간은 2년 내지 3년, 길어야 4년 남았다. 녀석과 헤어질 시간은 다가오고 그런 날이 온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거울로 된 Closet door 앞에 누워서 코를 골다가 내가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면 눈을 반쯤 뜨고 .. 2022. 8. 25.
티스토리로 이전한 후 가장 아쉬운 것 Daum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반강제 이전을 한 후 가장 아쉬운 것은 방명록과 공감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특히 '이재명을 싫어하는 이유'는 블로그 활동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996개의 공감을 얻었고, '이낙연과 동아일보'는 300여개의 공감을 얻었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내가 지금도 996이란 숫자를 기억하는 이유는 앞으로 4명만 더 공감하면 1,000을 채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서 나름 꾸준하게 포스팅을 하고 있지만 '죽은 자식 불알 만진다'라는 속담처럼 가끔씩 예전 블로그가 생각나기도 한다. 미국 서부시간 8월 17일, 20일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똥구멍으로 호박씨 깐다'라는 글을 올렸다. 포스팅을 하지 않은 날은 방문.. 2022. 8. 22.
똥구멍으로 호박씨 깐다 인간(人間)은 사고력(思考力)이 없는 동물과 달라서 생각을 하고 판단(判斷)을 하며 잘못된 것에 대해선 후회하거나 반성을 할 줄 안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을 통해서 타인(他人)과 모의(謀議)를 할 수도 있고, 무리를 지어서 특정인을 모함(謀陷)하거나 공격하여 왕따 시키는 반사회적(反社會的)인 행동도 서슴없이 한다. 어디라도 사람이 모이는 곳엔 음흉(陰凶)하고 사악(邪惡)한 인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겉으로 보기엔 어리숙하고, 착하고, 얌전하고, 젊잖게 보이는 사람도 실상(實相)은 음흉하고 사악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傷處)를 주고 피해(被害)를 주기도 한다.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二重人格者)를 빗대서 '똥구멍으로 호박씨 까는 사람'이라고 한다. '똥구멍으로 호박씨 깐다'는 속담은.. 2022. 8. 21.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낄끼빠빠,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를 줄인 말로 어떤 모임이나 대화에 눈치껏 끼어들거나 빠져야 한다는 뜻의 신조어(新造語)다. 또는 분위기 파악을 잘해서 융통성(融通性)있게 욕먹지 않을 행동(行動)과 처신(處身)을 하라는 의미도 포함되며, 나이 먹었다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強要)하거나 간섭(干涉)하면서 꼰대 짓하는 사람에게 젊은이들이 하는 말이기도 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낄끼빠빠’만 잘해도 욕(辱) 먹을 일은 없을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지혜(智慧)가 ‘낄끼빠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잘 알고 있는 내가 ‘낄끼빠빠’를 잘못해서 구설(口舌)에 올라 온갖 욕(辱)을 들었던 적이 있다. 2016년 봄, 나하 곤 전혀 상관이 없는 일에 끼어들어서 인생(人生)에 한 줄 흑역사(黑歷史.. 2022. 8. 18.
찢다, 찢는다의 심오(深奧)함에 대하여 분열(分裂)의 의미를 담고 있는 '찢다' '찢는다'는 물체를 양손으로 잡고 2개 이상으로 분리(分離)시키는 행위(行爲)를 말한다. 찢다의 과거형(過去形)인 '찢어버렸다'는 가수들이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객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을 때 '무대를 찢어버렸다'라고 하고, '찢어놨다'는 어떤 사람이 대중(大衆)이 모인 자리에서 말빨과 논리(論理)로 좌중(座中)을 압도(壓倒) 한 것을 말한다. 한자(漢字)로 찢을 열(裂)을 쓰는 '찢는다'는 물어뜯어서 찢는 교열(咬裂), 손으로 찢는 차열(撦裂), 잘게 찢는 세열(細裂)로 구분하며, 칼같은 흉기(凶器)를 사용해서 찢는 것을 자열(刺裂)이라고 한다. 사분오열(四分五裂)은 질서 없이 여러 갈래로 갈기갈기 찢어져서 제 갈 길을 갔다는 뜻을 가진 한자성어(漢字成語)다. .. 2022. 8. 11.
놈, 놈, 놈 세상(世上)을 살아보니 영악(靈惡)하고 약삭빠른 놈보다는 모자라 보이는 어리숙한 놈이 더 낫더라. 친절하고 음흉(陰凶) 한 놈보다 성격(性格)은 괴팍(乖愎)스러워도 솔직한 놈이 더 낫고, 세련되고 사악(邪惡) 한 놈보단 순박(淳朴)하고 촌스런 놈이 더 낫다. 가진 것 많은 이기적(利己的)인 놈보다 가진 것은 없어도 마음을 나눠주는 따뜻한 놈이 낫고, 유식(有識)하면서 간사(奸詐) 한 놈보다는 아는 것은 없어도, 우직(愚直)하게 변함없는 놈이 훨씬 더 낫더라. - 나그네 - 계절 따라 색(色)은 바뀌어도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나를 반겨준다. 2022. 8. 9.
별들에게 물어봐 원칙(原則)이란 어떤 행동(行動)이나 이론(理論)따위에서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規則)이나 법칙(法則)을 말한다. 원칙은 어떤 상황에서도 뜻과 정의가 변해서는 안된다. 상황에 따라, 상대방의 입맛에 따라, 내 이익에 따라서 이리저리 변하는 것은 원칙이 아니라 궤변(詭辯)이다. 그래서 수시로 원칙이 변하는 인간에겐 조롱하고, 무시하고, 경멸하면서, 쌍욕을 바가지로 퍼부어도 되는 것이다. 요즘 더불어 찢주당을 보면 원칙이라는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오로지 '확정적 범죄자'인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의 찢주당으로 변해버려서 원칙이라곤 없는 것 같다. 패륜 잡범(悖倫雜犯)을 광적으로 지지하는 개딸년들과 개양아들을 제외한 일반 시민들이 찢주당을 외면하고 신뢰하지 않는 이유다. 찢무리들은.. 2022. 8. 5.
주둥이 진보(進步) 정의당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심상정 일 것이다. 4선 국회의원으로 21대 국회에서 정의당 내(內) 유일한 지역구 의원이기도 하다. 심상정은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하고 있다'라는 발언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했던 노회찬 전 의원이 사망한 이후 지금까지 진보(進步)를 자처하는 정치인(이하 정치꾼) 중에서 대중(大衆)에 대한 인지도(認知度)와 영향력(影響力)이 가장 큰 인물 일 것이다. 심상정은 제2대와 4대 정의당 대표를 역임했다. 그리고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유일한 여성 후보이기도 했다. 2021년 10월 12일, 20대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이정미 전 대표를 상대로 최종 결선에서 2.2% 차이로 신승(辛勝)을 거둬 정의당 후보가 되었지만 대선 결과는 2.37% 득표, 3위로 낙선.. 2022.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