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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

망자(亡者)와 맺은 인연(因緣)

by 캘리 나그네 2022. 9. 3.

유골
8월 30일, 화요일에 봤던 유골이다

 

지난 화요일(8월 30일), Mission Peak 정상(頂上)에

버려진 유골(遺骨)을 보고 와서 기분이 찜찜했다.

 

얼굴은커녕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핑계와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모른 척 지나친 것이 미안해서다.

 

돌멩이 몇 개 주워다 덮어 주고 올 걸... 

 

2~3일 후에 올라가서 그 상태로 있으면

작은 돌무덤이라도 만들어 줄 생각을 하고 있다가

오늘(9월 2일) 오전, Mission Peak에 올랐다.

 

 

돌무덤
흰색 원안은 내가 만들어준 돌무덤이다.

 

정상에 도착하니

유골이 옆으로 조금 흘러내린 것을 빼곤

화요일에 봤던 그대로다.

 

물 한 모금 들이킨 후 배낭을 내려놓고

주변에 있는 돌을 주워 작은 돌무덤을 만들었다.

 

겨울이 되면 빗물에 휩쓸린 유골(遺骨)은

바위틈으로 스며들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만 

뇌리(腦裏)에 남아있던 찜찜했던 기분은 말끔히 가신다.

 

이제 망자(亡者)는 유골(遺骨)이 되어서

살아있는 나하고 인연(因緣)을 맺은 것이다. 

 

 

돌무덤

서쪽도 잘 보이고..  ↑

 

동쪽으로 Mt Diablo가 보인다. ↓

돌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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