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는 글334 살아 있음에 창가를 비추는 햇살은 어제의 것과 다르지 않다. 주변은 변함없이 여전한데 나는 점점 느려져간다. 조금만 무리하면 몸이 말을 한다. 예전엔 그러지 않았다. 꼬박 밤을 새워도 괜찮았고 하루 종일 걸어도 멀쩡했다. 그런데 지금은 몸이 버겁다. 시간이 등을 돌린 것은 아닌데 내가 먼저 멀어진듯하다. 손에 쥘 수 있는 건 점점 줄어들고 마음에 남는 것은 오히려 많아진다. 많이 늙은 것도 아닌데 몸은 아니다. 얼마 전만 해도 몸과 마음이 같았다. 지금도 마음은 열정적인데 몸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 몸이 서운하지 않도록 이 마음이 무너지지 않도록 내 안의 속도를 맞춰가고 싶다.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고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살아있음이다. 2025. 7. 21. 미션픽 아침 어제의 짐을 떨쳐내는 이른 아침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 풀밭 사이를 지나 찬란한 햇살이 산등성이를 안아주는 오랜 벗처럼 익숙한 미션 픽을 오른다. 하루를 시작하는 발아래 도시의 하늘엔 내일을 알 수 없는 인간사를 표현하듯 구겨진 휴지처럼 잿빛 구름이 떠있다. 하늘과 더 가까워진 정상에 올라서서 건너편 산을 향해 소리쳐 묻는다. 무엇이 나를 미션 픽으로 이끌었는가? 메마른 저 산은 아무런 대답이 없지만 바람은 속삭이듯 귓전을 간지럽힌다. 희미해진 기억들이 바람을 타고 온다. 그리움, 사랑, 두려움, 외로움, 갈등.. 내가 살아가는 세상의 번잡한 감정들이 꾸밈없는 산에서 돌아보니 투명해진다. 그리고 나는 평범한 깨달음을 얻는다. 아침 일찍 오른 산에서 시작하는 하루는 내 삶을 더욱 건강하게 한다는 것을 2025. 7. 18. 7월에 피는 장미 이글거리는 7월의 태양 속에서 아름다운 꽃송이를 피워내는 너 그 강렬한 색과 고혹한 향기는 꿋꿋하게 살아가는 생명의 상징 뜨거운 햇볕이 꽃잎을 태워도 너는 여름의 심장을 껴안고 있다 누군가를 위해서 피는 것이 아닌 아련한 그리움을 만나기 위한 것 타오르는 불같은 사랑을 하기 위해 그곳에서 기다리며 꽃을 피우는 것 바람에 실려 보내는 너의 향기는 여름밤에 빛나는 별처럼 선명하다 2025년 7월 13일 아침 산책길 장미 ↑ ↓ 2025. 7. 15. 술 한잔하고 싶다 한잔하고 싶은 날이 있다 술을 마시고 싶은 게 아니라 누군가와 자리를 함께하여 잔을 부딪히며 웃어주는 그런 마음이 그리워서다 서로가 말은 많이 안 해도 쌓였던 정을 술잔에 담고 함께 했던 시간을 안주삼아 애틋한 마음을 주고받는 그런 술 한잔하고 싶다 2025. 7. 7. 한다는 것은 새 아침을 맞이한다는 것은 무언(無言)의 설렘이다 하루를 의미 있게 사는 것은 평범한 일상의 행복이다 높은 산을 찾아 오르는 것은 삶에 대한 욕망이다 아픔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신이 주는 축복이다 잠자듯 편히 죽는다는 것은 하늘이 주는 행운이다 2025. 7. 5. 생각날 때가 있다 우리들의 삶에는 만남과 이별이 교차한다 만남 속에서는 수습하기 힘든 갈등이 생겨 어렵게 다가온 사람들이 쉽게 떠나기도 한다 인연은 스쳐가는 것이라지만 안타까운 일이다 어렵사리 만난 사람들과 이별을 하다 보면 새로운 사람을 사귀어도 감정이 안 생긴다 좋고 싫어하는 마음 없이 그냥 무덤덤해진다 걱정되고 후회하는 상심의 감정도 무뎌져서 웬만한 상처에는 반응하지 않고 살아간다 기억에 남을만한 좋은 사람 싫은 사람도 없다 무심한 듯 이별이 주고 가는 마지막 선물인양 사람에 대한 실망감은 내면을 단단하게 해 준다 하지만 그 단단함 속에는 작은 미련이 남아있어 아쉬웠던 이별의 순간을 더듬어 보는 날이면 내 곁을 스쳐간 사람들이 생각날 때가 있다 2025년 7월 2일 미션픽 아침 ↑ ↓ 정상 바위에 앉아 휴식을.. 2025. 7. 3. 이런 일도 생긴다 내겐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일이 발생했다. 지인들과 소통하는 카카오톡이 해킹당해 계정이 영구 정지된 것이다. 새로운 계정을 만들려고 전화번호를 입력하니 인증할 수 없는 번호라고 한다. 지금의 번호로 가입한 계정이 해킹으로 인해 정책 위반에 해당되어 정지를 당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미국 캘리포니아 저녁 시간은 한국의 낮이다. 그러니까 내가 잠든 시간에 누군가 Window10 PC로 내 계정에 접속을 했던 것이고, 카카오톡에서 이메일로 내게 인증번호를 보냈는데 확인하지 못해 정책 위반이 된 것이다. 그래서 정지를 당한 것이다. 기존 계정은 다시 사용할 수 없고 전화번호는 60일이 경과되어야 한단다. 메일을 봤다면 내가 Login 한 게 아니라는 답변을 하고 비.. 2025. 6. 26. 어느 주말에 괜한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먼 곳으로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집안의 조용한 구석진 곳 어딘가 나를 편하게 품어주는 공간을 찾아 입닫고 나만의 휴식을 가질 것이다 창문 너머로 보는 햇살이 눈부시다 슁 하고 달리는 차소리가 들려온다 바람 따라 느릿느릿 떠가는 구름은 실타래처럼 얽힌 생각을 정리해 준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큰 大 자로 널브러져 있어도 된다 누렇게 색이 변한 오래된 책을 꺼낸다 손가락에 침을 묻혀 넘기는 책장에는 작가의 숨결과 깊은 고뇌가 담겨있다 고단한 삶이 있고 서글픈 사랑도 있다 작은 글자에 집중하니 눈이 시리다 이제 맥주 한 캔의 휴식이 필요하다 손가락을 곧추세워 키보드를 누른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표현이 어렵다 창밖 파란 .. 2025. 6. 23. 너를 추억하며 네가 우리 곁을 떠난 이후에도 나는 너와의 끈을 놓지 않았어 내가 오늘을 건강하게 사는 것은 네가 내게 주는 행운(幸運)이겠지 그래서 더욱 더 그리운 것일 게야 어둠을 제치는 동이 트는 아침 졸린 눈을 비비며 창밖을 보면 하얀 네 모습이 떠오르곤 하지 그러면 함께했던 길을 걸으며 네가 남긴 발자취를 쫓고 있어 다시 볼 수 없는 너를 추억하면서 2025. 6. 17. 혼자 올라왔다 꿈과 현실 사이에는 높은 산이 있었다 내가 걸어온 길은 거칠고 험한 산길 나는 타협을 거부하고 혼자서 산을 올라왔다 한 발자국 또 한 발자국 심장이 멈출 듯한 끝없는 고통과 외로움 나는 그것을 참고 견디며 거칠고 험한 산을 혼자서 올라왔다 2025. 6. 9. 서산에 해 걸리면 6월 하늬바람이 볼때기를 스치면 낡은 무명 적삼 꼴 머슴 꼬마둥이는 풀 가득 담긴 꼴망태를 어깨에 멘다 마을 뒤 언덕배기 소나무에 매 놨던 누런 황소 앞세워 마당으로 들어서 우물가로 다가가 물을 먼저 먹인다 저녁 짓는 잿빛 연기 꼬리를 물고 뭉글뭉글 처마 밑 굴뚝으로 나올 때면 하루 해는 뉘엿뉘엿 서산에 걸린다 2025. 6. 6. ChatGPT에 물었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무엇이든지 알려준다는 ChatGPT에 질문을 해봤다. "https://caliman.tistory.com/ '길에서 길을 묻다' 블로그는 어떤 블로그이며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 가"라고 물으니 불과 몇 초 만에 친절하고 상냥한 어조로 다음과 같은 답변을 준다. ****************ChatGPT 답변:블로그 "길에서 길을 묻다" (https://caliman.tistory.com/)는 블로그의 제목처럼, 저자는 삶의 여정에서 길을 찾고 묻는 과정을 글로 풀어내며, 독자와의 소통을 시도합니다. 자연, 음악, 여행, 그리고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개인 블로그입니다. 블로그의 글들은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다음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 2025. 6. 4. 괴물 국가를 막으려면 나 하나 투표 안 한다고 정치판이 더 나빠지겠냐는 그런 말을 하지 마라 네가 투표하고 내가 투표하면 정치판을 바꿀 수 있고 범죄 혐의자가 지배하려는 괴물 국가를 막을 수 있다. 나 하나 주권을 행사한다고 세상이 변하겠냐는 그런 말도 하지 마라 네 주권 내 주권이 합쳐지면 범죄 혐의자가 꿈꾸는 장기집권 입법 독재 내란을 막고 사회의 정의가 실현된다. 2025. 6. 2. 씻나락 까먹는 소리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거나 헛소리를 지껄이는 사람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씻나락'은 '벼종자'를 말하는데, 가을에 수확한 벼(나락)에서 이듬해 농사를 짓기 위해 따로 보관하는 것으로 '볍씨'라고도 한다. '씻나락'은 바짝 말려서 못자리에 파종(播種)할 때까지 건조한 곳간에서 보관하기 때문에 무척 딱딱하다.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는 보릿고개 춘궁기(春窮期)에 굶주린 귀신(鬼神)이 볍씨를 보관한 곳간에 들어가 농부가 농사를 짓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씻나락을 까먹는데 바짝 마른 '씻나락'이 너무 단단해서 '왜 이렇게 딱딱하고 안 까지냐?'라고 혼잣말로 궁시렁거렸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주로 비현실적, 비정상적인 말(헛소리)을 하는 사람들에게.. 2025. 5. 23. 그가 그립다 오월이 되면 보고 싶은 사람 인연은 구름처럼 흩어졌지만 지금껏 가슴에 각인되어 있는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노무현 이젠 기억에서 희미해지는 얼굴 오월에 떠난 님 오월이 찾아오면 하얀 나비가 되어 내게 날아와 그리움에 우는 나를 달래주시길 2025. 5. 16. 이전 1 2 3 4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