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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265

나무젓가락 비록 한 채의 집을 지탱하는 기둥과 서까래가 되지는 못했지만 가냘픈 두 가닥 몸뚱이로 편의점(便宜店) 귀퉁이에서 라면을 흡입하는 젊은이와 입맞춤을 하기도 했다. 때론 돼지 멱따는 소리로 떼창을 하며 술상을 두드리는 술꾼들의 악기(樂器)도 되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의 목에 1.4cm 길이의 작은 상처(傷處)를 만들어 헬기를 타고 병원에 입원케 하는 흉기(凶器)가 되기도 했다. 2024. 1. 6.
무정한 세월 한 오라기 희미한 빛줄기를 보며 한걸음 두 걸음 어둠을 헤쳐간다. 새날을 알리는 것은 떠오르는 해 어제의 해가 오늘 떠오르고 오늘의 해는 내일 또다시 뜬다. 사그라지는 하루 해는 시간(時間)이지만 지나가는 한 해(年)는 무정(無情)한 세월(歲月)이다. 유툽에서 동영상보기 ☞ https://youtu.be/6l-U3gOtFyM 2024. 1. 4.
멋진 배우, 그것만 기억한다 나는 그가 뭘 했었는지 왜 죽음을 선택해야 했는지 세간(世間)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이유(理由) 같은 것 가십(gossip) 같은 것은 궁금하지도 알고 싶지도 않다. 그저.. 내 기억(記憶)속에 남아있는 것은 그가 했던 연기(演技)일 뿐이고 드라마와 영화 속에 남아있는 그를 보고 또 보면서 역시 멋진 배우(俳優)였구나 오로지 그것만 기억할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_()_ 2023. 12. 28.
한 사람이 다했다 1. 남자가 사회생활(社會生活)을 하다 보면 여우 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아이들이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각(總角) 행세(行世)를 하며 외간 여자(外間女子)에게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눈이 맞으면 여자의 집으로 찾아가서 현관(玄關)에서부터 바지를 내리며 껄떡거릴 수도 있다. 2. 남자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공짜로 즐기는 오입(誤入) 질을 상상(想像)하거나 그것을 실천(實踐)에 옮길 수도 있으며, 그러면 안 되는 줄 뻔히 알고 있으면서 서슴없이 새벽시간에 음주 운전(飮酒運轉)을 할 수도 있다. 3. 남자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가족(家族) 사이에 다툼이 있을 수 있고, 다툼으로 인한 분노(憤怒) 때문에 형수(兄嫂)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쌍욕을 할 수도 있고, 자신이 하는 일에 딴지를 거는 친형(.. 2023. 12. 22.
최선의 삶 날이 갈수록 팍팍하고 살기 힘든 세상(世上)에 좌파(左派) 우파(右派) 편가르며 피 터지게 싸우면 누가 술 사주고 돈을 주고 밥을 먹여 준다던가? 북망산(北邙山)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고 보니 보수(保守) 진보(進步) 좌파(左派) 우파(右派) 이념(理念)도 부질없고 정쟁(政爭)도 쓸데없다. 불의(不義)에 분노(憤怒)하고 악(惡)을 벌(罰)하며 중도(中道)로 추(醜) 하지 않게 살다 생(生)을 마감하는 것 그것이 올바른 삶, 중용(中庸)의 삶, 최선(最善)의 삶이다. 2023. 12. 18.
Merry Christmas! 일주일에 한두 번씩 올라가는 우리 동네 Mission Peak,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누군가 세워놓는 크리스마스트리, 금년에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트리가 등장했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워놓아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착한 사람들에게 모든 행복과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해 드린다. 미션픽 크리스마스트리 2023. 12. 14.
고독을 마신다 한 장 남은 달력 속에 담겨있는 얼굴 흘러가는 구름 속에 떠오르는 얼굴 여름이 지나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고 나면 겨울이 오듯 무심(無心)한 세월(歲月) 따라 사람은 가고 서글픈 빛 석양(夕陽) 속에 남겨진 나는 먼저 간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잔(盞)을 가득 채운 고독(孤獨)을 마신다. 2023. 12. 12.
지나고 나면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성깔 부리지 않아도 될 일에 성깔을 부리며 곁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같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힘들어하지 않아도 될 일에 힘들어하며 곁에 있는 사람을 힘들게 한 것 같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을 걱정하며 곁에 있는 사람의 가슴을 졸이게 한 것 같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화를 내지 않아도 될 일에 화를 내며 곁에 있는 사람에게 눈물을 흘리게 한 것 같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유툽에서 동영상보기 ☞ https://youtu.be/8IlGFvkKLtI 2023년 12월 6일 미션픽 아침산행 2023. 12. 9.
겨울비 오는 날 앙상한 나뭇가지를 적시며 추적추적 시름없이 겨울비가 내린다 그리움, 보고픔을 가득 담은 겨울비는 메마른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소리 없이 창(窓)을 타고 흐르는 빗물은 기억(記憶) 속 희미해진 얼굴을 그린다 한(恨) 많은 일생(一生)을 살다 가신 엄니의 얼굴을 그리고 또 그린다. 2023. 12. 5.
세 부류 친구 1. 음식(飮食) 같은 친구 내게 즐거움을 주는 좋은 친구 2. 약(藥) 같은 친구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조언(助言)을 해주는 친구 3. 전염병(傳染病) 같은 친구 안 만나는 것이 삶에 보탬이 되는 남의 험담(險談)을 일삼는 사악(邪惡)한 친구 ※ 험담(險談)은 세 사람을 죽인다. 험담을 하는 사람, 험담의 대상이 되는 사람, 그리고.. 그 험담을 듣는 사람. 험담하는 인간을 피해야 하는 이유다. 2023. 12. 2.
물은 바다에서 만난다 급변(急變)하는 시대(時代)의 흐름은 휘몰아 흐르는 순리(順理)의 강처럼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다 생각, 방향이 다른 여러 물줄기는 협곡(峽谷)에 개울을 만들고 넓은 들판을 가르는 강이 되어 바다에서 만난다 가는 길은 달라도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는 언젠가 바다에서 만난다. 2023. 11. 30.
사는 게 그렇더라 가깝게 지냈던 사람이 어느 순간 먼 곳에 가있고 무덤덤하게 존재감 없던 사람이 내 곁에 와있더라 인간관계가 그렇더라. 좋은 사람을 만나려고 노심초사하는 것보다는 개만도 못한 인간을 안 만나는 것이 인생에 보탬이 되더라 사는 게 그렇더라. 2023. 11. 22.
걸어가는 길 조각구름이 걸려 있는 파란 하늘은 알 수 없는 슬픔이 가득하다 짙푸름을 자랑하던 숲속 나뭇잎은 뒤꿈치가 구멍 난 낡은 양말처럼 삶의 의미를 잃고 낙엽 되어 흩어진다. 발자국 소리에 놀란 새 한 마리는 힘찬 날갯짓으로 하늘의 경계를 넘나들고 나는 정겨운 사람들과 찬 바람을 맞으며 익숙한 길을 따라 걸음을 재촉한다. 유툽에서 동영상 보기 ☞ https://youtu.be/CWjfDaYvU2U 2023년 11월 12일, Del Valle Regional Park, Rocky RidgeTrail 하이킹 2023. 11. 17.
11월엔 울어도 된다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을 보며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찬 바람을 맞으며 말없는 가로수를 부둥켜안고 11월엔 울어도 된다 까마득히 가버린 내 젊음 막바지에 다다른 짧은 인생 11월엔 옛 추억에 잠겨서 가득 찬 술잔에 눈물을 떨구며 소리 내어 울어도 된다. 2023. 11. 10.
부질없는 욕심 길을 걷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삶의 모든 것이 부질없는 욕심이다 흐르는 물처럼 스쳐가는 어느 날 우연인 척 들렀다가 내가 없으면 술 한 병 챙겨 넣은 걸망을 매고 정처 없이 먼 길을 떠난 줄 알라 스마트폰에서 동영상보기 ☞ https://youtu.be/KiBEyYFzOg4 Garin Regional Park 2023.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