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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뮤어 트레일

존 뮤어 트레일-5일차

by 캘리 나그네 2016. 8. 19.

 

 

꿈에 El Dorado Hills에서 Sushi Restaurant을 경영하는 최사장을 본다. "형님, 몸은 괜찮으세요? 내일 Onion Valley로 위문공연 갈게요" 곁에 있던 최사장 와이프도 한마디 거든다. "오빠! 불고기 맛있게 재워서 가져갈게요"  "제수씨. 달콤하고 매콤하게 재워서 가져오세요"라고 말하려는 순간 아침 일찍 Forester Pass를 넘기 위해 4시 30분에 맞춰놓은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뭔가를 끓여 먹고 떠날 준비를 해야 하는데 먹을 수도 없거니와 먹고 싶은 생각이 없다. 안 먹으면 걷다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뜨거운 물에 미숫가루를 풀어 마시니 속이 조금 진정되는 느낌이다. 옆에서 텐트를 철수하는 이사장에게 간밤의 꿈 이야기를 해주니 감탄사를 연발한다. 두 분의 정이 오죽 돈독했으면 꿈속에서 안부를 묻고 위문공연을 오겠다는 말을 하겠느냐고..

 

아침 6시, 우린 전날 정한 약속대로 여명을 헤치며 길을 나선다. 거친 호흡을 내뿜으며, 꽉 막힌 명치를 문지르며 Forester Pass(13.200피트) 정상에 도착하니 7시 30분, 아찔한 낭떠러지와 경사가 심한 거친 돌길을 걸어 야영을 했던 곳에서 1시간 30분 만에 Forester Pass에 올라선 것이다. 가슴이 뚫리는 기분이다. 동서남북 사방으로 펼쳐지는 눈부신 절경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억만장자라 불리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인들 이처럼 장엄한 경치를 볼 수 있겠는가? 헬리콥터를 타고 위에서 내려다볼 수는 있겠지만 우리처럼 길을 걸으면서 절경을 만져보고 자연과 호흡하며 하나가 되어 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이 순간만큼은 금세기 최고 재벌도 부럽지 않다. 명치의 고통을 잠시 잊은 채 천하가 내 손안에 있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며 심호흡을 해 본다.

 

Forester Pass를 넘고 7.9마일(12.6km)을 더 걸어가니 아름다운 호수 Charlotte Lake과 Onion Valley로 빠지는 Junction이 나온다. Junction을 지나면서 권박사가 한마디 한다. "에이쉬! 아무도 안 왔잖아?" 이사장 곁에서 내 꿈이야기를 들은 권박사가 꿈도 야무지게  누가 와주길 은근히 기대했었는가 보다.

 

Junction을 지나 2마일 가량의 경사가 심한 길을 걷고 또 걸어 Glen Pass(11.926피트)를 오르기 전 Mount Rixford(12.888피트)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이름 없는 작은 호숫가에 도착하니 오후 4시, "오늘은 여기서 쉬어가는 게 어떨까요?"라는 권박사의 말에 나는 땅에 배낭을 내려놓고 평평한 바위에 누워서 일어날 줄을 모른다.

 

 

 

날이 채 밝지 않은 아침 6시에 길을 나선 우리는 곧 밝아올 태양을 기다리며 걸음을 옮긴다 ↓ ↑

 

 

 

2016년 7월 22일 태양을 맞이하는 산과 호수는 서투른 사진실력으론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  ↓

 

 

 

Forester Pass(13.200피트)를 넘기 위해  아찔한 낭떠러지 길을 ↑ 

1시간 30분 동안 젖먹던 힘까지 쏟아내며 도착한 Forester Pass  ↓

 

 

 

 

 

 

 

절경을 만끽하면서 우리와 반대방향으로 걷는 백패커도 만난다. ↑ ↓

 

 

 

Charlotte Lake  ↓

 

 

 

 

 

 

 

어떤 언질도 주지 않은 채 오늘의 태양은 말없이 스러져 간다.  ↑   ↓

 

 

스마트폰에서 동영상보기  ☞  https://youtu.be/kal_zNrlj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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