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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뮤어 트레일

존 뮤어 트레일-4일차

by 캘리 나그네 2016. 8. 18.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초저녁부터 죽은 듯이 잠이 들어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을 뜨니 아침 5시, 존뮤어 트레일을 시작하자마자 14,505피트 Mt. Whitney 정상을 찍은 것이 무리였는지 코피가 흐른다. 이런 된장 헐... 무리하지 말고 즐기는 기분으로 John Muir Trail에 도전한 것인데 이른 아침부터 코피를 쏟다니..

 

누룽지를 끓여서 아침식사를 하려는데 입안이 깔깔하고 입맛이 없다. 오늘은 Forester Pass 직전까지 먼 길을 가야 해서 칼로리를 보충하기 위해 뭔가를 먹어야 하는데 먹고 싶은 생각도 없고 목으로 넘어가질 않는다. 가득히 남은 누룽지를 땅을 파서 묻으니 곁에 있던 이사장도 입맛이 없는지 먹는 걸 포기하고 땅을 파서 묻는다.

 

(※ Lone Pine에 있는 Eastern Sierra Interagency Visitor Center에서 Permit을 픽업할 때 이런 주의사항을 준다. 텐트를 치거나 용변을 볼 때는 호수 또는 Creek에서 100ft 이상 떨어져야 한다. 대변은 6인치 이상 8인치의 땅을 파서 묻고 화장지는 극히 소량만 사용하되 남겨진 음식은 반드시 땅을 깊이 파서 묻어야 한다.)

 

출발하기 전 지도를 보니 오늘은 Tyndall Creek을 지나서 꽤 높은 경사를 올라가야 한다. 아침 6시 50분, 무거운 배낭을 메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기 위해 힘든 걸음을 내딛는다. 오전 12시, Wallace Creek에 도착해 물을 정수해서 미숫가루를 풀어 마시는데 젊고 건장하게 생긴 백인 여자 두 명이 온다. "어디서 왔어?"  "버지니아" 오래전부터 꿈이었던 존뮤어 트레일을 걷고 있다는 두 여인은 Yosemite  Happy Isles에서 시작해 Mt. Whitney까지 가는 남행 코스를 택한 것이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기념으로 사진을 찍자고 하니 군소리 없이 오~케 한다.

 

오후 4시, 오늘 목표로 했던 Forester Pass를 넘기 직전의 작은 호수에 도착한다. 텐트를 치고 호수의 물속을 살펴보니 꼬리가 삐죽히 나온 올챙이와 빨간색의 작은 곤충들이 득시글거린다. 이물을 마셔야 하나? 아님 조금 떨어진 곳의 흐르는 물을 떠와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권박사가 정수기로 물을 걸러 벌컥벌컥 마시더니 "아! 물맛이 끝내줘요!" 3명이 앞으로 일정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몇 가지 결론을 내린다.

 

1. 오전 5시 전에 기상하여 식사와 떠날채비를 갖춰 6시에 출발한다.

2. 존뮤어 트레일 222마일(355km)의 구간 중 지도에 표기된 10개가량의 Pass는 아침에 통과한다.

3. 야영은 다음날 넘어야 하는 Pass에서 가장 가까운 곳 물이 있는 장소에서 한다.

4. 각자의 스피드로 걷되 앞선 사람은 이정표가 없는 Junction를 만나면 기다린다.

5. 마주치는 타인종 백패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청결을 유지한다.

 

의견교환을 마치고 물속에 들어가 올챙이와 더불어 수영을 한다. 그리고 먼지가 가득한 바지와 양말, 손수건, 티셔츠, 속옷을 빨아 바위 위에 펼쳐놓고 저녁식사 준비를 한다. 끓여놓은 라면을 봐도 먹고 싶은 생각이 없다.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는데 명치가 답답하고 위산이 역류해 먹을 수가 없다. 큰일이다. 남은 길은 구만리인데 속이 안 좋아 먹질 못하니 기운은 없고 얼굴은 부었다. 걱정이 앞선다. 이러다 Once in a life로 도전한 John Muir Trail을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앞으로 Forester Pass 직전의 호수까지 갈려면 9마일 이상을 걸어야 한다 ↑

 

 

 

Wallace Creek에서 만난 버지니아에서 왔다는 건장한 두 백인 아가씨와 함께   ↓

 

 

 

Bighorn Plateau ↑ ↓

 

 

 

 

 

 

 

 

 

오늘밤 야영지 Forester Pass 전에 있는 이름없는 작은호수

꼬리가 길쭉한 올챙이와 빨간색 작은 벌레가 우글거린다 ↑ ↓

 

 

스마트 폰에서 동영상 보기  ☞  https://youtu.be/VkCYjCaNj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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