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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뮤어 트레일

존 뮤어 트레일-8일차

by 캘리 나그네 2016. 8. 22.

 

 

Mather Pass(12.100피트)를 넘고 4.5마일을 걸어 Palisade Lakes(10.646피트)을 지나 2마일가량을 더 가니 경사가 가파른 Golden Staircase가 버티고 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Golden Staircase를 통과해 트레일 옆으로 흐르는 Palisade Creek을 따라 약 3.5마일을 내려가니 널찍한 바위에 동양 여인이 앉아있다.

 

앞서 간 이사장과 권박사를 지칭해 아시안 남자를 봤느냐고 물으니 본 적이 없단다. 낯이 익은 얼굴이다. 어디서 봤더라? 존뮤어 트레일에서 낯익은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권박사가 기다리기로 한 Middle Fork Kings River Trail로 빠지는 Junction이 얼마쯤 남았냐고 물으니 약 1마일?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몇십 미터를 가니 웃음 섞인 한국말소리가 들린다.

 

가까이 다가가니 내게 자동차 키를 주고 우리보다 이틀 먼저 입산해 요세미티에서 남행 중인 샌프란시스코 나사장, 같은 동네에 사는 권사장, 그리고 IT전문가 김박사가 우리 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반가운 얼굴들이다. 으스러지게 껴안으며 안부를 물으니 바위에 앉아있던 여인이 김박사 부인이란다. 본 지는 오래됐지만 친하게 지냈던 김박사 부인을 몰라봤다니..

 

김박사 일행은 Muir Trail Ranch에서 3주 전에 부쳤던 음식을 찾았고 여기까지 오는데 8일이 걸렸다고 한다. Muir Trail Ranch 매점에서 세븐업과 맥주를 파느냐고 물으니 '그런 기대는 안 하시는 게 좋다'는 나사장의 대답에 실망이 크다. 세븐업 한 캔 마시면 막힌 명치가 뚫릴 것 같은데.. 내 몸상태를 들어서 알고 있는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건강 조심하라는 당부를 한다.

 

오늘밤은 Bishop Pass Trail로 빠지는 Junction을 지나 Le Conte Canyon의 Big Pete Meadow에 있는 캠핑장에서 보내라는 조언을 하고 일어서는 이들과 헤어지는 것이 아쉽다. 도중에 만날 줄은 알았지만 만난 지 몇 분 만에 헤어지는 것이 서운하다. 받았던 Key를 돌려주고 존뮤어 트레일이 끝나면 술 한잔 하자는 약속을 하고 북쪽과 남쪽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다.

 

Middle Fork Kings River Trail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점심을 먹고 9마일을 더 걸어 남행팀이 말한 Big Pete Meadow에 도착하니 오후 6시를 넘겼다. 오늘 걸은 거리가 약 19마일. Golden Staircase의 2마일을 제외하곤 거의 내리막을 걸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걸었다. 이런 속력으로 걷는다면 애초에 계획했던 3주에서 며칠을 단축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일은 222마일 존뮤어 트레일 구간 중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답다는 Muir Pass를 넘어 Evolution Basin을 걷는 날이다. 아름다운 경치를 가슴에 담기 위해 끊인 누룽지에 권박사가 준 얼마 남지 않은 분유를 한 스푼 섞어 칼로리를 보충한다. 그리고 고통스러운 명치의 통증을 없애주십사 하고 얼굴 한번 본적 없는 조상님들께 기도를 드려본다. 

 

 

 

 

Mather Pass 정상에서  ↑  ↓

 

 

Palisade Lakes(10.646피트) ↓

 

 

 

 

 

걷다보면 이런 돌멩이 징검다리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만난다  ↓

 

 

 

언제 산불이 났었는지 트레일 좌우에 있는 나무가 거뭇하게 그을려 있다  ↑  ↓

 

 

 

Deer Meadow라는 이름이 어울리기라도 하듯 사람이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는 사슴  ↓

 

 

옆으로 계곡이 흐르는 Big Pete Meadow Camping spot ↓

 

 

스마트폰에서 동영상보기  ☞  https://youtu.be/DctRYf1 BM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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