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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길 조각구름이 걸려 있는 파란 하늘은 알 수 없는 슬픔이 가득하다 짙푸름을 자랑하던 숲속 나뭇잎은 뒤꿈치가 구멍 난 낡은 양말처럼 삶의 의미를 잃고 낙엽 되어 흩어진다. 발자국 소리에 놀란 새 한 마리는 힘찬 날갯짓으로 하늘의 경계를 넘나들고 나는 정겨운 사람들과 찬 바람을 맞으며 익숙한 길을 따라 걸음을 재촉한다. 유툽에서 동영상 보기 ☞ https://youtu.be/CWjfDaYvU2U 2023년 11월 12일, Del Valle Regional Park, Rocky RidgeTrail 하이킹 2023. 11. 17.
억새-홍수희 그리워도 그립다 말하지 않네 보고파도 아닌 체 먼 산만 보네 기다리다 돌아서면 등뒤에 서서 눈물처럼 하얗게 손짓만 하네 2023. 11. 15.
화-정덕재 욕을 하거나 주먹으로 문을 치다가 발을 들었는데 찰 것이 마땅치 않다 굳건한 철제책상 며칠째 물을 주지 않아 목을 길게 빼고 있는 蘭 2초 남짓 들었던 발은 잠시나마 분노를 분석한다 발이 본 것은 단단하게 서 있는 책상과 가냘프게 연명하는 잎새 화가 발로 향할 때 판단하고 사유하는 발 세상의 씨발이 그렇게 태어났다 2023. 11. 12.
11월엔 울어도 된다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을 보며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찬 바람을 맞으며 말없는 가로수를 부둥켜안고 11월엔 울어도 된다 까마득히 가버린 내 젊음 막바지에 다다른 짧은 인생 11월엔 옛 추억에 잠겨서 가득 찬 술잔에 눈물을 떨구며 소리 내어 울어도 된다. 2023. 11. 10.
부질없는 욕심 길을 걷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삶의 모든 것이 부질없는 욕심이다 흐르는 물처럼 스쳐가는 어느 날 우연인 척 들렀다가 내가 없으면 술 한 병 챙겨 넣은 걸망을 매고 정처 없이 먼 길을 떠난 줄 알라 스마트폰에서 동영상보기 ☞ https://youtu.be/KiBEyYFzOg4 Garin Regional Park 2023. 11. 8.
11월-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스마트폰에서 동영상보기 ☞ https://youtu.be/IYaASQGDEbk 2023년 11월 2일 미션픽 아침 2023. 11. 5.
낙엽의 속삭임-하남석 그리움이 쌓입니다 노란 나뭇잎 사이로 별빛 그 모든 것이 나의 나의 그리움이었습니다 지나간 몇 해 동안을 잊는다 잊는다 생각했습니다 가끔 아주 가끔 당신의 당신의 꿈을 찾았습니다 그날의 따스한 사랑만 아직도 남아있는데 바람에 지는 낙엽들의 속삭임 들려옵니다 아~~~ 낙엽은 이 마음을 말할까요 마음을 말할까요 그날의 따스한 사랑만은 아직도 남아있는데 바람에 실린 낙엽들의 속삭임 나의 귓전에 들려옵니다 아~ 낙엽은 낙엽은 이 마음을 말할까요 낙엽은 이 마음을 말할까요 낙엽은 이 마음을 말할까요 음~ ~ 스마트폰에서 동영상보기 ☞ https://youtu.be/j7aJaU3Val0 낙엽의 속삭임-하남석 2023. 11. 3.
지금 이 시간 지금 이 시간이 허전한 것은 길가의 가로수가 옷을 벗어서 지금 이 시간이 스산한 것은 겨울을 재촉하는 바람이 불어서 지금 이 시간이 외로운 것은 고독이 나를 지배하고 있어서 지금 이 시간이 씁쓸한 것은 소중했던 추억이 지워지고 있어서 2023. 11. 1.
오래된 가을-천양희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한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증오보다 사랑이 조금 더 아프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이런 날이 있는가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보라 추억을 통해 우리는 지나간다. 스마트폰에서 동영상보기 ☞ https://youtu.be/MzNUhmEm784 Coyote Hills Regional Park산책(Oct27-2023) 2023. 10. 30.
When you came into my life-Scorpions You give me your smile A piece of your heart You give me the feel I've been looking for You give me your soul Your innocent love You are the one I've been waiting for I've been waiting for We're lost in a kiss A moment in time Forever young Just forever Just forever in love When you came into my life It took my breath away 'Cause your love has found its way to my heart Ooh, ah Ooh, ah You make m.. 2023. 10. 28.
음유시인 이동원 11월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가수(歌手)가 있다. 1970년 데뷔해서 시(詩)를 노래하는 음유시인(吟遊詩人)으로 불렸던 고(故) 이동원 씨다. 그는 대중음악(大衆音樂)과 클래식 음악(classic音樂)의 협업(協業)에 물꼬를 튼 선구자(先驅者)이기도 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로 시작하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는 김희갑 씨가 작곡했고 1989년 테너 박인수 씨와 함께 불러서 국민 애창곡(國民愛唱曲)이 되었던 노래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서정적(抒情的)인 곡(曲)을 기타와 피아노 선율(旋律)에 맞춰 노래했던 이동원 씨는 고은(高銀) 시인 (詩人)이 쓰고 김민기 씨가 작곡한 '가을편지'를 노래했고, 명곡(名曲) '세월이 가면'을 부르기도 했다. '가을편지'와 '세.. 2023. 10. 26.
가을-조병화 전투는 끝났다 이제 스스로 물러날 뿐이다 긴 그 어리석은 싸움에서 그 어리석음을 알고 서서히, 서서히, 돌아서는 이 허허로움 아, 얼마나 세상사 인간관계처럼 부끄러운 나날이었던가 실로 살려고 기를 쓰는 것들을 보는 것처럼 애절한 일이 또 있으랴 가을이 접어들며 훤히 열리는 외길, 이 혼자 이제 전투는 끝났다. 돌아갈 뿐이다. 2023. 10. 24.
아직도 못다한 사랑-솔개트리오 오늘도 갈대밭에 저 홀로 우는 새는 내 마음을 알았나 봐 쓸쓸한 바람에 아득히 밀려오는 또렷한 그 소리는 잃어버린 그 옛날에 행복이 젖어있네 외로움에 지쳐버린 내 마음을 어떻게 말로 다하나요 난 몰라요 이 가슴에 아직도 못다 한 사랑 지난밤 꿈속에서 저 홀로 우는 여인 내 마음을 알았나 봐 쓸쓸한 바람에 저만큼 밀려오는 또렷한 그 소리는 잃어버린 그 옛날에 행복이 젖어있네 외로움에 지쳐버린 내 마음을 어떻게 말로 다하나요 난 싫어요 돌아와요 아직도 못다 한 사랑 스마트폰에서 동영상보기 ☞ https://youtu.be/SiZ-FcNSURg Point Lobos State Natural Reserve 2023. 10. 22.
Mt. Allison 1년, 2년에 걸쳐서 한 번씩 가보는 산이 있다. Mission Peak과 Monument Peak 중간에 있는 Mt. Allison이다. Mission Peak에서 남쪽으로 약 1마일 떨어져 있는 Mount Allison은 City of Fremont에 속한다. Mission Peak에서 가깝고 더 높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Hiker들이 가지 않는 이유가 있는데, 산 정상이 사유지라는 것과 전망이 Mission Peak과 비슷하다는 것, 그리고 안테나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때문이다. 해발고도 812m(2,664피트)의 Mt. Allison 정상 부분은 무선 송신기를 유지 관리하는 Communications and Control Inc 소유의 사유지(private property)다. 1998년에 세워진 가.. 2023. 10. 20.
10월-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조금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세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 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오세영 - 2023.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