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Sierra Trail Backpacking 5일 차인 6월 30일은 11.6마일(18.6km)을 걸어야 한다. 9.160 ft에 위치한 Funston Meadow에서 10.400 ft까지 올라간 후 다시 9.560 피트 지점으로 내려가 Big Arroyo Creek 옆에 있는 Campground에서 1박을 하는 일정이다.
10.400 ft의 고도는 별거 아니지만 그 지점까지 가는 트레일은 경사가 심하고 길이 험하다. 게다가 전날 비에 젖은 옷가지가 담겨있는 배낭의 무게는 천근이라도 되는 것 마냥 어깨를 짓누르며 압박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에 흠뻑 젖었던 마눌님이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과 발에 물집이 잡혀 고통이 심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일념으로 버텨주는 것이다.
시냇물이 흐르는 지점에서 건조 비빔밥으로 점심을 때운 나와 마눌님은 일행보다 조금 먼저 출발한다. 물집으로 생긴 발바닥 상처 때문에 걸음이 느려진 마눌님이 뒤쫓아 오는 사람 없이 걸으면 심리적인 부담도 덜할 것 같고 우리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면 그것 또한 민폐여서 조금만 더 쉬었으면 하는 마눌님을 재촉해 길을 나선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우직한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라는 고사성어처럼 뚜벅뚜벅 걸음을 내딛는 마눌님이 안쓰럽다. 일생에 한 번인 70마일(112km) 하이시에라 트레일 백패킹을 완주해 보겠다고 발의 상처가 주는 고통을 참고 걷는 모습을 보니 집에 있으라고 할걸 괜히 가자고 꼬드겼나? 하고 후회가 몰려온다.
이젠 되돌아갈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지점에 와있다. 오늘과 내일, 모레, 3일만 잘 버텨주면 6박 7일의 일정이 끝나는데.. 종교를 가까이 하지 않고 어떠한 종교도 갖고 있지 않는 내가 마음속으로 부처님과 하나님께 기도를 한다. 울 마눌님이 아프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그리고 조상님들에게도 빌어 본다. 나와 마눌님이 무사히 일정을 마칠 수 있게 해주십사 하고..
벌거벗은 듯 황량하면서 정감 있는 색채를 갖고 있는 숲
전문 작가의 손을 거친다면 더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 ↓
고사리가 지천으로 있고.. ↑
트레일을 걷고 있는 오교수 모습도 보인다 ↓
화재가 발생했던 흔적이 있다. ↑ ↓
전날 비에 젖은 옷가지와 장비를 햇볕에 널어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일행들 ↑
우보천리(牛步千里) 보행으로 트레일을 걷고 있는 마눌님 ↓
이렇게 높은 곳에 있는 호수에도 생명체가 살고 있다. 개굴개굴개굴.. ↑ ↓
Funston Meadow에서 11.6마일(18.6km)을 걸어 Big Arroyo Creek에 도착해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한다 ↓
스마트폰에서 동영상 보기 ☞ https://youtu.be/rw-wMR7vN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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