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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시에라 트레일

하이시에라 트레일-2일차

by 캘리 나그네 2016. 8. 9.

 

 

전날 초저녁부터 침낭에 들어간 우린 아침 식사를 마친 후 걸음을 재촉한다. Chicken Lake에서 두 번째 숙영지인 Crabtree Meadow까지 14.4 마일(약 23km), 무거운 백팩을 메고 오름과 내리막을 반복해서 걷다 보니 발바닥은 불에 덴 듯 뜨겁고 무릎이 시큰거린다. 된장 헐.. 이게 뭐 하는 짓인가? 돈과 시간을 없애가며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Once in a Life. 일생에 한번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성취욕 때문일 것이다. 존뮤어 트레일 도전에 앞서 체력과 지구력을 시험해 본답시고 의욕만 앞세워서 High Sierra Trail에 도전한 것을 잠시 후회하며 입속으로 Once in a Life를 되뇌이며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행의 길을 거친 숨을 내뿜으며 걷고 또 걷는다.

 

Chicken Lake에서 8.7마일을 걸으니 Ranger Station이 있는 Rock Creek이다. 첩첩산중에서 만난 제복을 입은 예쁘장한 백인여자 Ranger는 우리에게 Backpacking Permit을 보여달란다. 배낭에서 Permit을 꺼내 보여주니 간밤에 캠프파이어를 했는지 물어보고 인원수를 확인하더니 손바닥으로 배낭을 두들겨 음식물을 넣는 플라스틱 곰통을 확인하고 Permit 종이에 인을 해준다. 

 

긴 세월 동안 미국에 살며 하이킹이나 백패킹을 하면서 느낀 것은 Park Ranger들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은 철저하게 하는 것이다. 언젠가 가족과 함께 요세미티 Mt. Dana를 오를 때 보았던 Park Ranger 몇 명은 트레일 가까이 있는 큰 돌덩이들이 밑으로 구를까 봐서 일일이 돌덩이를 흔들어가면서 고임돌을 넣어 고정시키던 모습도 봤다.

 

Rock Creek에 도착해 신발을 벗고 불에 덴 듯한 발을 물속에 담근다. 나는 아직 괜찮은데 마눌님은 벌써 물집이 잡혔다. 가야 할 길은 구만리인데 이제 겨우 13.7마일을 걸어와서 물집이 잡혔으니 큰 일이다. 이걸 어찌할까나? 바늘로 물집을 터뜨리고 일회용 반창고로 도배를 한다. 그리고 다시 내(川)를 건너고 산을 오르며 오늘의 목적지 Crabtree Meadow를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동이 트기 전 Chicken Lake 주변 ↑

수줍은 듯 햇살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는 Chicken Lake 주변 ↓

 

 

 

물집이 심한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걷는 마눌님  ↑

주황색 배낭을 메고 가는 오교수  ↓

 

 

 

 

 

 

 

수백 년의 세월을 지켜본 노목옆에서 마눌님  ↑  ↓

 

 

 

 

 

 

 

 

 

 

푸른 융단이 깔린 Meadow를 지나고  ↑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흐르는 시냇가에서 발도 담가본다  ↓

 

 

 

 

 

제주도가 고향인 오교수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유쾌하며  윗사람을 공경할 줄 아는 사람이다  ↓

 

 

 

스마트폰에서 동영상 보기  ☞  https://youtu.be/0jwlrdLqF5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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