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사회는 잠시도 쉬지 않고 타인(他人)과 연결시킨다. 스마트폰은 수시로 알림을 울리고,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는 끊임없이 타인의 삶을 내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이처럼 정보(情報)와 연결의 과잉 시대(過剩時代)에 사는 우리는 타인의 시선(視線)이라는 옷을 겹겹이 껴입은 채 거대한 소음 속에서 숨 막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밖으로 나설 땐 일종의 가면(假面)과 의복을 갖춘다. 그래서 우리에겐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의도적인 단절(斷絕),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혼자 있을 때면 내면(內面)의 눈이 맑아지고, 누구에게 잘 보일 필요도,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킬 필요도 없는 상태가 되어 벌거벗은 자신을 볼 수 있어서다.
맑은 물도 수면이 고요할 땐 밑바닥이 잘 보이지만 바람에 물결이 일렁일 땐 보이지 않듯,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내면(內面)의 눈이 가장 맑고 밝아져서 자신을 성찰(省察) 할 수 있다. 이런 성찰은 결코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민낯을 인정하고 그것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많은 이들은 혼자 있는 상태를 외로움(Loneliness)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오해하지만, 타인의 부재로 인한 결핍(缺乏)이 외로움이라면, 홀로 있음은 고독(Solitude)이다. 고독은 스스로 충만해지는 풍요다. 홀로 있는 시간은 단순히 물리적 고립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면의 눈을 닦아 세상을 더 명확하게 보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다.
고독(孤獨)이란 거울 앞에서 벌거벗은 자신을 정면으로 응시할 수 있는 사람은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자존감(自尊感)을 세울 수 있다. 나를 마주하는 혼자만의 시간은 평소 내가 외면하고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홀로 있음은 부정적 외로움이 아닌 마음의 풍요(豐饒)인 것이다.
유툽에서 동영상 보기 ☞ https://youtu.be/joDF8PQ_c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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