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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

아랫목의 겨울 노래

by 캘리 나그네 2026. 1. 5.

 

어둠이 깔리는 문밖과는 달리 

부엌 아궁이는 붉은 꽃을 피우고 

마른 장작은 제 몸을 태워 

타닥타닥, 낮게 깔린 노랠 부른다. 

 

검게 그을린 장판지 위로 전해지는 

그 묵직하고도 다정한 온기에서 

몸을 눕혀 요리조리 뒹굴다 보면 

세상의 시름은 문창호지 너머 

설국(雪國)의 먼 나라 이야기가 된다. 

 

무쇠 가마솥 바닥을 득득 긁어 

엄니가 건네주시던 누룽지 조각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그 맛은 

어린 날의 허기뿐만 아니라 

마음의 빈터까지 보드랍게 채운다. 

 

뜨끈한 아랫목에 게으른 꿈을 펴고 

식지 않는 고향의 숨결을 덮으며 

잠시 그 시절의 내가 되어 본다. 

눈을 감으면 여전히 타닥타닥, 

가장 따뜻한 겨울이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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