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이 깔리는 문밖과는 달리
부엌 아궁이는 붉은 꽃을 피우고
마른 장작은 제 몸을 태워
타닥타닥, 낮게 깔린 노랠 부른다.
검게 그을린 장판지 위로 전해지는
그 묵직하고도 다정한 온기에서
몸을 눕혀 요리조리 뒹굴다 보면
세상의 시름은 문창호지 너머
설국(雪國)의 먼 나라 이야기가 된다.
무쇠 가마솥 바닥을 득득 긁어
엄니가 건네주시던 누룽지 조각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그 맛은
어린 날의 허기뿐만 아니라
마음의 빈터까지 보드랍게 채운다.
뜨끈한 아랫목에 게으른 꿈을 펴고
식지 않는 고향의 숨결을 덮으며
잠시 그 시절의 내가 되어 본다.
눈을 감으면 여전히 타닥타닥,
가장 따뜻한 겨울이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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