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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

을사년 끝에서

by 캘리 나그네 2025. 12. 24.

 

을사년(乙巳年) 끝자락은 

긴 여운(餘韻)을 드리우고, 

채워지지 않는 허무(虛無)는 

아침 호숫가 물안개처럼 

나를 휘돌아 감싼다. 

 

힘겨웠던 지난날의 무게는 

성공도 실패도 아닌 

내가 견디며 버텨온 세월 

 

한 해가 저무는 세모(歲暮)에 

가슴을 후비는 이 쓸쓸함은 

황량한 겨울의 공허함인가? 

무언가를 채우고 싶은 

남은 생의 메마른 욕망인가? 

 

재가 되지 못한 채 남아있는 

꺼질 듯 작은 미약한 불씨는 

아직도 내 안에 살아 있건만 

소복이 쌓인 세월의 망령은 

미련과 희망을 내려놓으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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