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술통이 석방되고 며칠이 지나 재판부의 설명자료 전문(全文)을 자세히 읽어봤다. 구속취소 설명문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재명과 더불당이 주장하는 말장난에 속아 법원이 몇 시간의 기소 시간을 놓쳤다는 이유만으로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한 것으로 오해할 뻔했지만 재판부의 설명문에는 '시간에 맞춰 기소가 이뤄졌어도 구속 취소의 사유가 인정된다'라고 기재했다.
설명문의 핵심은 두 가지다. 구속기간은 물론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범위에 대한 쟁점(爭點)이다. 윤술통 측 변호인들이 제기한 '공수처법상 공수처의 수사범위에 내란죄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라는 주장에 법원은 '상당한 이유가 있다'라고 인정했고 공수처와 검찰이 구속기간을 나누어 사용한 것과 신병인치(身柄引致) 절차 생략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시간의 지연뿐만 아니라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인 적법절차와 수사기관의 권한 범위에 대한 고민도 담았다. 그렇기에 더불당의 해석과 주장은 법원의 판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꼼수인 것이다. 진실을 알려면 전체 맥락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일부만 본다면 더불당이 주장하는 것이 진실인양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패륜잡범 이재명이 바빠졌다. 윤술통 석방 이후 그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이 주관하는 집회 현장이었다. 중도보수라고 주장하며 외연확장을 시도하려 했던 게 불과 며칠 전이었는데 그곳에 가서 단식 농성자들을 격려했다. 극좌 세력 '비상행동'과 거리를 둬도 모자랄 판에 집회현장을 찾아간 것을 보면 지지율이 떨어져 많이 조급해진 것 같다.
'비상행동'은 1700개 좌파단체가 참여한 어마어마한 규모의 모임이다. 파업(罷業)을 밥먹듯이 하고 길막 투쟁을 놀이 삼아하는 '민주노총'을 필두로 '참여연대', '민변'을 비롯한 수많은 단체가 모였다. '비상행동' 발족식이 열렸던 '향린교회'도 흥미롭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향린교회'는 좌빨들의 '성지(聖地)'로 극좌(極左)들의 랜드마크(landmark)이자 이석기 석방 기도회를 열었던 곳이기도 하다.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의 면면(面面) 또한 화려하다. 박석운 공동의장은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로 좌파 진영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과거 한미 FTA 저지, 광우병 시위 등 굵직한 사건의 전면에 있었고 천안함 피격 때는 '북침설'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이다. 진영종 공동의장 역시 광우병 촛불시위, 천안함 의혹 제기, 사드 배치 반대 등의 이력을 자랑한다. 정영이 공동의장은 진보당 출신으로 종북몰이 희생양을 자처했고, 김재하 공동의장은 이석기 석방 운동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이나영 공동의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옹호 및 지원단체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으로 윤미향과 함께 조총련 행사에 참석해 논란을 빚기도 했던 인물로 '좌파 셀럽(celebrity)'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페미니즘(feminism) 운동가들도 눈에 띈다. 이호림 공동의장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으로 동성혼 합법화를 주장하고, 김민문정 공동의장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치고 있는 인물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사회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들의 집합은 왠지 모르게 정치적 콜라보(?) 같은 기시감(旣視感)을 불러온다. 중도보수라는 이재명의 갈지(之)자 행보에 여러 해석이 있지만 지지율 하락으로 똥줄이 탄 이재명이 '극좌' 세력과 연대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이런 행보는 양날의 검(劍)이 되어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
국힘당에선 이재명을 향해 '종북 세력이 자신의 든든한 지지 기반임을 공표한 셈'이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생존하는 정치인들은 빚지는 일이 많이 생긴다. 그들이 짊어진 빚은 모종(某種)의 이권(利權)으로 갚아줘야 한다. 이것을 '정치 부메랑'이라고 한다. 사법질서를 농단(壟斷)하고 나라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는 이재명에겐 우리가 모르고 있는 얽히고설킨 빚들이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과 4범 이재명이 대권(大權)을 거머쥐는 불상사가 생긴다면 빚쟁이들은 빚독촉을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재명이 누군가? 호주에 출장 가서 골프를 치고 며칠 동안 식사를 같이 했던 '고 김문기' 씨를 모른다고 했던 철면피(鐵面皮)가 아닌가? 국회를 장악해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는 이재명과 국정철학이 없는 윤술통 때문에 머잖아 대한민국이 망할 것 같다. 어찌해야 할까? 나라가 사는 길은 이재명, 윤술통 두 인간이 사라지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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