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일), 오늘은 존뮤어 트레일 도전에 나선 지 7일째 되는 날이다. 나아지지 않는 명치의 통증은 내 건강을 믿고 배낭의 무게를 줄여보겠다고 마눌님이 넣어준 비상약품을 빼놓고 온 걸 후회하게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권박사가 준 분유를 뜨거운 물에 풀어 누룽지와 Oatmeal을 섞어서 칼로리를 보충하고 있다는 것이다.
5시 50분, 야영지를 출발해 약 3마일을 걸어 Pinchot Pass를 통과한다. 힘들게 오른 12.050피트 정상에 서니 눈에 익었던 것과 다른 풍경이 펼쳐지며 화성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Pinchot Pass에서 1.5마일을 내려가니 돌산밑에 자리 잡은 Lake Marjorie가 나온다. 물집이 터진 상처 때문에 걸음이 불편한 이사장이 자리를 잡고 낚싯줄을 꺼내더니 오늘은 기필코 송어를 한 마리 잡아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는 내게 단백질을 보충시켜 주겠다고 큰소릴 친다.
낚싯대도 아닌 하이킹 스틱에 줄을 묶고 미끼는 Beef Jerky를 잘라서 바늘에 끼운다. 송어가 Beef Jerky도 먹는가? 한 시간을 기다려도 입질 한번 없자 낚싯줄을 걷으며 멋쩍은 표정으로 Beef Jerky를 칼로 자르더니 이거라도 먹고 가잔다. 이사장은 발의 상처 때문에 고통이 심할 텐데도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늘 웃으며 때론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유쾌함을 잃지 않고 있다.
Lake Marjorie에서 2.5마일을 가니 오르막이 심한 이름을 알 수 없는 산이 가로막고 있다. 점심을 먹으려고 해도 근처에 물이 없다. 별수 없이 산을 오르내린 우리는 존뮤어 트레일을 가로지르는 South Fork Kings River에서 점심을 먹고 6.5마일을 더 걸어서 다음날 넘을 Mather Pass(12.100피트) 직전에 위치한 호수에 도착해 힘들었던 하루를 마감한다.
※ John Muir Trail: 미국에 살고 있는 동포들은 '존뮤어 트레일' 또는 '죤뮤어 트레일'이라 발음하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존무어 트레일'이라고 발음하는 것 같다. '죤뮤'와 '존무'을 한글로 표기할 땐 'ㅛㅠ'와 'ㅗㅜ'로 기본 모음이 다르지만 이름을 뜻하는 John Muir는 같은 단어다. John Muir Trail 포스팅을 하면서 '존무어'와 '죤뮤어'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미국과 한국에서 방문하는 분들을 위해 혼용하는 것이고 검색 노출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불편한 발로 Pinchot Pass를 오르고 있는 이사장 ↓
Pinchot Pass 정상에서 본 서쪽풍경 ↓
Pinchot Pass(12.050피트) 정상에서 만난 영국 런던에서 왔다는 미남청년 Jack ↓
제대로 먹지 못하는 내게 단백질을 보충시켜 주겠다며 Beef Jerky를 잘라 낚싯바늘에 끼우고 있는 이사장 ↑
한 시간가량 입질이 없자 낚싯줄을 거둔다 ↓
여차하면 나타나는 돌멩이 징검다리. 우린 이런 징검다리를 헤아릴 수 없이 건넌다. ↓
↓ 다음날 넘을 Mather Pass(12.100피트)가 가까운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
Mather Pass에 근접한 이 호숫가에 텐트를 치고 힘들었던 하루를 마감한다 ↓
스마트폰에서 동영상 보기 ☞ https://youtu.be/HQ3 XfeJs8 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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