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월) 오전 7시,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권박사를 픽업하기 위해 걱정이 가득한 마눌님과 두 아들 그리고, 사랑하는 개딸 Cherry의 배웅을 받으며 현관문을 나선다. (권박사와 나는 2주 전 Home Depot에서 2개의 바켓을 구입해 바켓마다 일주일 분량의 음식을 담아 Muir Trail Ranch와 Red's Meadow 두 군데로 보낸 바 있다) 집을 나선 10여분 후 기다리고 있는 권박사를 태우고 Sacramento에서 덴탈랩을 운영하는 이사장을 픽업하기 위해 Dublin으로 간다.
이사장에 대해선 앞으로 자주 언급을 하겠지만 나보다 한살이 적은 이분은 에너지가 넘치고 매우 긍정적이며 순수한 분이다. 존뮤어 트레일 대장정에 들어가기 전날 시간을 못 지킬 것 같은 염려 때문에 우리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Dublin 동서댁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고 하늘의 별을 따는 것처럼 어렵다는 존뮤어 트레일 북행(北行) Permit을 신청해서 당첨된 운이 좋은 분이다.
대부분의 백패커들이 Yosemite에서 시작하는 남행(南行)을 선택하는 이유는, Mt.Whitney 에서 시작하는 북행(北行) 트레일은 첫날부터 미국 본토 최고봉인 Whitney 산을 올라야 하는 체력적 부담감과 고산적응의 어려움이라고 한다. 그리고 Mt.Whitney를 오르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Permit을 얻는 것이 Lotto에 당첨되는 것만큼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참고로, 존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은 Yosemite National Park Happy Isle에서 Mt.Whitney 정상을 끝으로 하는 211마일의 남행과 Mt.Whitney 정상에서 Yosemite Happy Isle까지 가는 북행으로 구분하는데 Whitney Portal에서 Mt.Whitney 정상까지 올라가는 11마일을 포함하면 백패커가 걷는 거리의 합계는 222마일이다.(355km)
Dublin에서 이사장을 픽업해 4시간을 운전해서 요세미티 Tuolumne Meadows Wilderness Center로 간다. 오전 11시 40분에 도착한 이곳엔 우리보다 이틀 먼저 존뮤어 트레일 남행 코스를 택해 자연 속으로 들어간 네 명의 지인이 타고 온 차가 있고, 우린 Mt.Whitney에서 시작하는 존무어 트레일을 이곳에서 끝내기 때문에 며칠 전에 받아둔 Key로 차를 바꿔 타고 3시간을 더 운전해서 Lone Pine으로 간다.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Bishop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2시 30분쯤 남행(南行)을 택한 4명의 지인이 존뮤어 트레일을 끝내는 Lone Pine에 도착해서 Permit을 수령한 후 Chamber of Commerce에 2주간 주차비 $40을 지불하고 차를 세워놓는다. 오후 5시, $50을 지불하고 Chamber of Commerce에서 운영하는 택시를 타고 Whitney Portal로 올라가 Hikers Campground에서 1박을 한 후 7월 19일 Mt. Whitney을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계획했던 3주간의 존뮤어 트레일 대장정에 들어간다.
"Once in a life"
'걷는 자의 꿈'이라 불리는 John Muir Trail, 세계 각지에서 존뮤어 트레일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Permit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아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한두 명쯤이야 Tuolumne Meadows Wilderness Center에서 기다리다 보면 계획을 취소하는 사람이 생겨서 갈 수도 있고 그런 방식으로 다녀왔다는 사람도 있지만 끝나는 순간까지 어깨를 짓누르는 배낭 무게와 쉼 없이 괴롭히는 모기, 어떤 날은 하루에 두 번씩 높은 고봉을 넘어야 하는 극한의 인내심과 체력, 지구력, 끈기를 요하는 길이 존 뮤어 트레일이다.
이처럼 힘들고 Permit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은 John Muir Trail을 이사장은 8명을 신청해 당첨되는 행운을 잡았지만 가겠다고 덤볐던 사람들은 이런저런 핑계와 사정을 말하며 하나, 둘씩 포기하고 심지어는 존 뮤어 트레일 도전에 가장 먼저 불을 지폈고 하이시에라 트레일을 같이 걸었던 새크라멘토에서 건축일을 하는 미스터 박은 양해를 구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출발하기 며칠 전에 몸담고 있는 산악회의 발전을 위해 어떤 산의 루트를 개발하겠다는 뻘소리를 하며 포기한다.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일치하지 않는 이중적 언행은 잠시나마 이 사람을 믿었던 내게 표현할 수 없는 실망감을 준다. 이렇게 좋은 기회가 생겼음에도 본인이 안 가겠다는데 어쩌겠는가? 나이 50을 넘긴 사람인데 개처럼 목줄을 매어 끌고 갈 수도 없는 일, 평양감사도 본인이 하기 싫으면 그만이듯 나는 이 사람의 인간성을 파악한 것으로 만족하며 즐기는 기분으로 존무어 트레일을 걷기 위해 대장정의 길에 들어선다.
Eastern Sierra Visitor Center Parking Lot ↑ ↓
Lone Pine에 있는 Eastern Sierra Interagency Visitor Center ↑ 이곳에서 Permit을 픽업하고 트레일을 걷는 도중 용변과 텐트를 치는 장소, 기타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 Moffat Ranch Road를 따라서 Mt. Whitney Trailhead에 있는 Hiker's Campground로 간다 ↓ 7월 18일 오후 6시쯤 도착한 Whitney Portal의 Hiker's Campground에서 텐트를 설치하고 있는 이사장과 권박사. 겨우 텐트 한개를 설치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은 One night $13이다. 늦은 밤에 도착해서 밤을 지낸 후 이른 아침 떠나면 공짜 야영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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