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8 2박3일 백패킹 Tahoe Rim Trail-3일차 툭 자르르... 툭 자르르... 비가 오는 것 같지 않은데 밤의 정적을 깨며 텐트를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뜬다. 이게 무슨 소리지? 차오른 방광의 불편함을 해소할 겸 헤드랜턴을 들고 밖으로 나오니 싸늘한 가을 새벽바람에 소나무 잎사귀가 텐트 위로 떨어지면서 내는 소리다. 커다란 소나무가 운집한 곳에 텐트를 설치했던 불찰이 곤한 잠을 깨운 것이다. 2023년 새해 인사를 주고받은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소슬바람 부는 9월 하순에 접어들었다. 가는 세월 잡을 수 없고, 오는 세월 막을 수 없다지만 허벌나게 빠른 세월을 절감하는 요즘엔 하루가 한 시간, 일주일이 하루, 한 달이 일주일 같다. '세월아 갈려거든 너 혼자 가지 왜 나를 데리고 가냐'라고 하셨던 엄니 말씀이 생각나는 새벽이다. 다시 텐트 속으로 .. 2023. 9. 25. 2박3일 백패킹 Tahoe Rim Trail-1일차 California 주(州)와 Nevada 주(州) 경계에 Lake Tahoe가 있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있는 담수호(淡水湖)로 북미(北美)에서 가장 높은 해발 6,225피트(1,897m)에 위치한 호수(湖水)다. 면적 191.6 mi², 길이 34.75마일, 폭 11.81마일로 미국(美國) 5대호(五大湖) 중에서 가장 크며 Oregon 주(州) Crater Lake(594m)에 이어 두 번째로 깊은(501m/1,645피트) 호수이기도 하다. Lake Tahoe는 스키, 스노보드, 눈산행 등 겨울 스포츠는 물론 사계절 내내 캠핑과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절경을 감상하면서 걸을 수 있는 Tahoe Rim Trail이 있다. (줄여서 TRT라고 함). 대략 10일에서 2주에 걸쳐 걷는 170.5.. 2023. 9. 22. 고통과 감동의 John Muir Trail 2016년 여름에 다녀온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고통과 감동의 16일도 이젠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Once in a life' 내 생애 한 번으로 끝인 줄 알았던 존뮤어트레일, 15파운드의 몸무게가 빠질 만큼 힘들었던 여정임에도 한번 더 걷고 싶은 이 욕망은 무엇이란 말인가? 쌓여가는 나이, 떨어지는 체력에도 불구하고 꿈틀거리는 욕망은 더 늙고 병들기 전에 한번 더 길을 나서라고 충동질한다. 새크라멘토 이사장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자며 John Muir Trail Topographic Map Guide ↑ 아래의 책을 선물했다 ↓ ************************************************ 클릭 ☞ 존뮤어트레일 1일차 보기 ***********.. 2017. 12. 30. 존 뮤어 트레일-11일차 텐트, 신발, 슬리핑 백.. 모든 게 젖었다. 대충 물기를 말린 후 출발하자는 권박사의 제안에 따라 마르길 기다려보지만 생각처럼 쉬이 마르지 않고 새카맣게 몰려드는 모기떼의 공격에 두 손은 물린 데를 긁느라 때려잡느라 바삐 움직인다. 냄새가 싫어서 사용을 자제했던 모기약을 온몸에 뿌리고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 배낭을 꾸려 출발을 서두른다. 공급받은 음식으로 가득 채워진 곰통과 젖은 텐트, 침낭, 옷가지, 소주 2팩과 통조림을 넣은 배낭은 50파운드가 넘는 것 같다. 제길 헐..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젯밤에 두 사람을 불러내서 억지로 소주와 통조림을 먹여서 없애야 했는데.. 50파운드가 넘는 무게를 짊어지고 하루종일 걸어야 한다는 중압감은 출발도 하기 전에 기운을 빼버린다. 아침 8시, Senge.. 2016. 8. 25. 하이시에라 트레일-3일차 Chicken Lake에서 Crabtree Meadow까지 14.4마일(약 23km) 이 힘들었는지 저녁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텐트 속으로 들어갔던 우린 아침이 되자 누구랄 것도 없이 아고고! 아고고! 곡(哭) 소릴 내면서 텐트밖으로 나온다. 얼굴은 누렇게 뜨고 부었다. 하이시에라 트레일 백패킹을 계획하고 리드하는 Sacramento, CA 에서 건축일을 하는 미스터 박이 오늘은 8.4마일 힘들지 않은 길이니 천천히 식사를 하고 여유 있게 출발하자고 한다. 힘들지 않다는 말에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농담을 주고받으며 식사를 마치고 마실 물을 정수해서 물병에 담는다. 어느 모임에서나 농담을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화기애애 한 분위기가 된다. 언어학을 전공하고 몬트레이 국방대학원에서 미군들에게 한국어를 가르.. 2016. 8. 10. 하이시에라 트레일-2일차 전날 초저녁부터 침낭에 들어간 우린 아침 식사를 마친 후 걸음을 재촉한다. Chicken Lake에서 두 번째 숙영지인 Crabtree Meadow까지 14.4 마일(약 23km), 무거운 백팩을 메고 오름과 내리막을 반복해서 걷다 보니 발바닥은 불에 덴 듯 뜨겁고 무릎이 시큰거린다. 된장 헐.. 이게 뭐 하는 짓인가? 돈과 시간을 없애가며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Once in a Life. 일생에 한번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성취욕 때문일 것이다. 존뮤어 트레일 도전에 앞서 체력과 지구력을 시험해 본답시고 의욕만 앞세워서 High Sierra Trail에 도전한 것을 잠시 후회하며 입속으로 Once in a Life를 되뇌이며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행의 길을 거친 숨을 내뿜으.. 2016. 8. 9. 하이시에라 트레일-1일차 222마일 존뮤어 트레일 도전에 앞서 체력, 인내심, 지구력을 시험해 보기 위해 다녀온 6박 7일간의 High Sierra Trail은 캘리포니아 주(州) 척추라고 할 수 있는 Sierra Nevada 산맥을 서(西)에서 동쪽(東), 또는 동(東)에서 서쪽(西)으로 횡단하는 약 70마일(112km)의 Trail이다. 경치가 아름답고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백패커라면 한 번쯤 걸어볼 만한 트레일이다. 하지만 쉽사리 도전을 못하는 이유가 있다. 동(東)과 서(西)를 연결하는 대중교통편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을 걸으려면 인원수에 맞춰서 동쪽 또는 서쪽의 양방향 트레일 헤드에 차를 주차하고 6시간을 운전해 원하는 출발지점으로 가서 백패킹을 시작한 후 일정을 마치면 다시 출발했던 지점으로 6시간을 운전해서 되돌아가.. 2016. 8. 8. 1박 2일 Lake Aloha 백패킹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등산의 참맛은 백패킹이라고 할 수 있겠다. 커다란 배낭에 텐트와 침낭, 음식물 등을 집어넣고 산길을 걷다가 힘이 들면 쉬어가고, 그래도 힘이 들면 가까운 호숫가에 텐트를 치고 밤을 보내면서 별과 달을 보고,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자연을 벗 삼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있는 북 캘리포니아(北加州) San Francisco Bar Area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과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호수 레익타호(Lake Tahoe)가 가까이 있다. 그래서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조금만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당일 치기로 천혜의 자연 속에서 호흡하며 즐길 수가 있는 것이다. 햇볕이 뜨거.. 2016. 8.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