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었다.
내 삶은 그저 잔잔한 호수이길 바랐고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닫아보았다.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숨을 죽여 봤지만
우리네 삶이라는 것이 참 이상하다.
아무런 손짓도 하지 않았는데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물결이 인다.
아무런 씨앗도 뿌리지 않았는데
이름 모를 꽃이 피고 벌레가 꼬인다.
예기치 않은 소낙비도 내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오늘에야 깨달았다.
내가 가만히 앉아있는 것조차
사실은 세파(世波)를 헤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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