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산은 내게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하고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유툽에서 동영상 보기 ☞ https://youtu.be/a0phsDE8nPU
2026년 4월 7일 미션픽 ↑ ↓

양희은 씨의 목소리로 잘 알려진 '한계령'은 단순히 산을 노래한 것을 넘어, 삶의 고단함과 달관(達觀)을 담은 한국 대중음악의 명곡이다. 이 노래는 시인 하덕규(시인이자 '시인과 촌장'의 멤버) 씨가 만든 곡으로 탄생 과정에는 운명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1980년대 초, 하덕규 씨는 고통과 방황 속에 무작정 강원도행 버스를 탔다.
그는 눈 덮인 한계령에 홀로 남겨지게 되었고, 거대한 자연의 위용 앞에서 자신의 고민이 얼마나 작고 부질없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때 느낀 감정을 적어 내려간 것이 바로 '한계령' 가사다. 원래 이 노래는 하덕규 씨 본인이 불렀으나, 나중에 양희은 씨가 이 노래를 듣고 감명을 받아 1985년 자신의 앨범에 수록해 유명해졌다.
이 곡은 등반을 목표로 하는 일반적인 산(山) 노래와 궤를 달리한다. 한계령은 표면적으로 등반의 힘겨움을 말하지만, 본질은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말하고 있다. 가사 속 화자(話者)는 "저 산은 내게 우지 마라 하고, 저 산은 내게 잊으라 하네"라고 한다. 이것은 산이 인간에게 주는 무언의 위로이자 스스로를 다독이는 과정이다.
산에 관한 노래는 대체적으로 정상에 오르자고 하지만 '한계령'은 내려가라고 한다. '이제는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밀며'는 집착과 욕심을 내려놓고 다시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함을 뜻한다. 그러면서 힘든 인생길 고개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 '잠시 쉬어도 좋다, 내려가도 괜찮다, 잊어도 괜찮다'며 감싸며 토닥여 주는 곡이다.
양희은 씨의 '한계령'이 민초의 한(恨)을 담은 느낌이 있다면 맑고 투명한 고음으로 표현한 신영옥 씨의 곡은 마치 구름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듯한 정화(淨化)의 느낌을 준다. 누군가의 지친 어깨를 다독여 주는 무심한 자연의 위로와 같은 음색은 듣는 이로 하여금 맑고 차가운 새벽 공기가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느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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