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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

빈 들녘처럼-법정 스님

by 캘리 나그네 2025. 12. 8.

 

겨울은 우리 모두를 

뿌리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 

시끄럽고 

소란스럽던 날들을 잠재우고 

침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절 

 

그동안 걸쳤던 얼마쯤의 

허세와 위선의 탈을 벗어 버리고 

자신의 분수와 

속 얼굴을 들여다보는 계절이다. 

 

이제는 침묵에 귀를 기울일 때이다. 

소리에 찌든 우리들의 의식을 

소리의 뒤안길을 거닐게 함으로써 

오염에서 헤어나게 해야 한다. 

 

저 수목들의 빈 가지처럼, 

허공에 귀를 열어 

소리 없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겨울의 빈 들녘처럼 

우리의 의식을 텅 비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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