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남과 헤어짐이
저토록 분명하게 길을 알려주는
화살표만 같다면
구원의 손을 내밀 듯
갈아타는 곳을 정하여 주기만 한다면
오르고 내리고 꺾어져도
잘 못 살아온 생이라고
서둘러 밖으로 몸을 뺄 일 없겠다
조금 전 타고 온 열차는 과거로 가고
새로운 열차를 갈아타기 위해
긴 터널을 지나오며
생각을 물어뜯었다
바꿔 타지 못한 그리움
너는 1호선에 몸을 싣고
나는 4호선에 올라야 하는데
기억 마르기도 전 열차는
눅눅한 바람을 앞 세우고
벌써 달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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