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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

조진가(凋盡歌)

by 캘리 나그네 2022. 2. 16.

2022년 2월 15일 아침 산책길

 

 

오르지 못할 나무

언감생심 오르려다

조졌네 조졌어

내 인생은 조졌네

 

꽃피는 춘삼월이

내게는 겨울인가

가기 싫은 학교를

가야만 하는가

조졌네 조졌어

내 인생은 조졌네

 

울고 불고 사정하면

용서해 주시려나

때려도 좋으니

학교만 보내지 마

조졌네 조졌어

내 인생은 조졌네

 

꼬불친 돈 아낀다고

법인카드 긁더니만

카드는 칼이 되어

내 목을 찌르네

조졌네 조졌어

내 인생은 조졌네

 

어지간히 처먹으라

입이 닳게 말했건만

허벌나게 처먹더니

C-Bal 년이 조졌네

내 인생을 조졌네

 

할애비를 닮았나

나를 닮았나

꼴림을 인내하고

노름하지 말라해도

조졌네 조졌어

내 인생을 조졌네

 

청산은 유구한데

사람은 가고 없네

일장춘몽 인생인데

조져버린 인생일세

조졌네 조졌어

내 인생은 조졌네

 

-나그네-

 

 

조진(凋盡): 초목이 시들어 없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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