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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

가을이면 생각나는 생선 전어

by 캘리 나그네 2021. 9. 11.

가을이면 생각나는 생선 전어
부산 인근에서 민물장어 전문점을 하는 페이스북 친구가 전어 굽는 사진을 올렸다. (이미지출처/페이스북)

 

가을이면 생각나는 생선 전어
이미지출처/페이스북

 

한국에서 살고 있을 때다. 추석(秋夕) 보름여 후 음력(陰曆) 9월 2일은 아버지 생일(生日)이었다. 고향집에 모인 형제(兄弟)들은 생선회를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목포(木浦) 어시장(魚市場)에 가서 산 낙지와 갓 잡아 온 싱싱한 전어를 사와 낙지는 탕탕이로, 전어는 회와 숯불에 구워 먹곤 했다.

 

아버지는 비늘과 내장,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뼈째 썰어서 먹는 세꼬시는 치아(齒牙) 사이에 뼈가 끼어 불편하시다며 등뼈를 제거하고 갈비뼈를 잘게 자르는 가로 썰기를 해서 양념에 버무려 먹는 회무침과 깻잎에 전어를 얹고 된장과 풋고추, 풋마늘을 싸서 먹는 일명 된장빵을 즐겨드셨다.

 

가을 전어는 옛날 어느 집 며느리가 혹독한 시집살이를 못 견뎌 집을 나갔다가 전어 굽는 냄새에 다시 돌아왔다는 말이 있을 만큼 맛이 좋은 생선이다. 9월~11월이 제철로 이때 잡히는 전어는 다른 생선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이 뛰어나서 한번 먹어본 사람은 좀처럼 그 맛을 잊지 못해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고 하는 생선이다.

 

회, 구이등으로 소비되는 가을철 대표 생선 전어의 학명은 Konosirus punctatus. 한반도 서남해안에 분포 서식하는 근해성 어종으로 몸길이 20~30cm, 옆으로 납작하며, 등은 검푸른 색, 배는 은백색으로 등쪽 비늘에 짙은 갈색 무늬의 점줄이 있다. 등지느러미 끝은 실처럼 가늘고 길며 꼬리지느러미는 황색이다. 입하(立夏)부터 이듬해 3월까지 내만(內灣)이나 하구(河口)의 기수역(汽水域=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수역)에서 내유(來游)하다 잡힌다. (네이버지식백과인용)

 

조선(朝鮮) 정조(正祖) 때 농정가(農政家)였던 서유구(徐有榘)는 난호(蘭湖) 지방의 어족(魚族)을 조사하여 기록한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 전어는 신분(身分)의 귀천(貴賤) 없이 모든 백성(百姓)이 좋아하는 생선으로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 먹는다는 설(說)이 있어 전어(錢魚)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이름에 얽힌 유래(由來)를 언급하고 있다. (네이버지식백과인용)

 

전어를 구입할 때는 눈빛이 살아있고 비늘이 많이 붙어있는 윤기가 나는 것을 골라야 한다. 회로 먹을 때는 먼저 비늘, 머리, 지느러미, 꼬리, 내장을 제거한다. 깊숙이 있는 핏대는 칫솔같은 것을 이용해서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페이퍼 타월(paper towel)이나 주방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후 뼈째 썰어서 먹거나 포를 떠서 뼈를 제거하고 먹는다.

 

남도(南道)에서는 된장, 풋고추, 마늘, 전어를 깻잎에 싸서 먹는 전어된장빵. 전어에 살짝 칼집을 낸 후 약간의 소금을 뿌려서 연탄불이나 숯불에 구워 먹는 전어구이. 양파, 마늘, 무, 오이.. 등 채소를 넣어 식초를 곁들인 양념에 무쳐 먹는 전어회무침. 전통 간장으로 만든 양념을 바른 후 찜솥에 쪄서 전어 찜으로 먹거나 제사상에 올리기도 한다. (제사상에 올리는 생선이나 음식은 고춧가루 양념을 하지 않는다)

 

필자(筆者)는 남도(南道) 촌놈답게 된장빵으로 먹었던 전어가 가장 맛이 있었고, 두번째는 회무침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이를 할 때는 비늘과 내장, 지느러미를 제거한 후 잘 익혀서 머리까지 통째로 먹기도 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 먹일 때는 잔가시가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제 2021년 추석(9월 21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 매년 명절이 다가오면 부모님이 보고싶고 고향이 그립다. 맛있게 먹었던 음식도 생각난다. 그동안 전어를 잊고 살았는데 페이스북 친구가 전어 굽는 사진을 올리는 바람에 아버지가 잡수셨던 가을 전어를 떠올리며 뒷마당 의자에 앉아 맥주 한 캔에 보드카 두 잔을 섞은 폭탄주를 마시며 향수를 달래 보는 것이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생선 전어
숯불 위 석쇠에서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전어(이미지출처/페이스북)

 

가을이면 생각나는 생선 전어
이미지출처/페이스북

 

해 질 무렵 뒷마당에 앉아 노을이 물든 하늘을 보면서

맥주 한 캔에 보드카 두 잔 섞은 폭탄주를 마시며 부모님과 고향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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