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많아서인지 처음 만난 사람도 몇 마디 대화(對話)를 나눠보면 대충 그 사람의 성품(性品)을 파악할 수 있다. 궁예(弓裔)처럼 관심법(觀心法)에 도통(道通) 한 것도 아니고, 관상(觀相)을 볼 줄 아는 것도 아니지만, 말을 섞음으로서 상대방의 됨됨이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만큼 많은 사람들을 겪으며 살아왔다는 뜻이다.
나는 누군가를 만나서 대화(對話)를 나눌 땐 대체적으로 예의(禮儀)를 갖추는 편이다. 그러다가 '이거슨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면 군소리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남은 인생이 길지 않은 내가 황금 같은 시간을 낭비(浪費)하면서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 얘길 나눠봐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거니와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몰상식(沒常識)이 머리를 지배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지식층(知識層)이라는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식충(知識蟲)이라고 불러도 괜찮을 그들의 사고(思考)는 조두(鳥頭)의 지능(知能)으로 간주해도 될 만큼 세상을 제 멋대로 살아가는 잡놈들과 비슷하다.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얼마만큼 부(富)를 축적(蓄積)했는지는 별개 문제다.
예의(禮儀) 없는 말과 행동으로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람들이 대화를 하자고 하는 것은 싸움을 거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과 굳이 말을 섞을 필요는 없다. 상대할 가치가 없는 사람들과 대화를 해봐야 스트레스만 쌓이기 때문에 그냥 개무시하면 된다. '연장은 고쳐 써도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런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궁예(弓裔): 후고구려(後高句麗) 건국자(建國者)(?~918). 송도(松都)에 도읍(都邑)을 정하고, 901년에 스스로 왕이 되어 국호(國號)를 후고구려라고 하였다. 이후 904년, 국호를 마진(摩震)으로 정하였다가 914년에 태봉(泰封)으로 바꾸었다. 뒤에 왕건(王建)에게 폐위(廢位)되었다. 재위(在位) 기간은 901~918년이다. (네이버백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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