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 웬만한 일에는 눈도 깜빡하지 않을 만큼 멘탈(mental)이 강했던 나는 주변에서 겁이 없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정신력(精神力)도 따라서 늙어가는지 멘탈(mental)이 많이 약해졌음을 느끼고 있다.
지난 2일, SBS에서 방송한 ‘그것이 알고 싶다(정인이는 왜 죽었나)'를 본 후 멘붕(mental붕괴)이 왔다. 이러다가 정신과 의사를 만나야 되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머릿속은 혼란스럽고 눈물이 나온다. 체리를 데리고 산책을 해도, 샤워를 하거나 밥을 먹을 때도 해맑게 웃고 있는 정인이 얼굴과 몸에 멍자국이 가득한 모습이 오버랩(overlap)되어 견딜 수가 없다.
생후 7개월 무렵 입양돼 16개월이란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된 정인이 사망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는 국민들의 큰 관심 속에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개인 SNS에도 정인이 게시물을 올리며 추모(追慕)를 하고 있다.
시청자들 뿐만 아니다. 많은 연예인 부부를 비롯한 유명인사들도 정인이 추모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자 김상중 씨는 방송 말미에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늦게 알아서 정인아 미안해”라고 말하며 진심 어린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정인이 양부모는 '소파 위에서 놀다가 떨어져서 사망한 사고사'라고 주장했지만, 사망한 정인이의 상태를 살펴본 전문가들은 '배가 피로 가득 차 있고 췌장이 완전히 절단돼 있었다'라고 했다. 게다가 양쪽 팔과 쇄골, 다리 등에 골절이 있던 것으로 밝혀져 많은 사람들의 분노(憤怒)를 사고 있다.
아동 학대(虐待)가 의심되는 가정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감독과 관리가 필요하다. 신고가 들어오면 선제적으로 아동을 분리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미국에선 아이들 몸에 멍자국이나 상처가 있으면 교사들이 교장에게 보고를 하고, 교장은 부모를 불러서 심문(審問)을 하듯 꼬치꼬치 묻는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아이는 아동보호센터로 보내고, 부모는 수갑을 채워 체포를 한다. 그래서 '내가 낳은 자식도 때리면 뺏긴다'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정인이 같은 경우 교사들이 학대(虐待) 징후(徵候)를 발견하고 몇 차례 신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가볍게 여기는 바람에 목숨을 지킬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쳐버렸다. 그래서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 게이지(gauge)가 더욱 상승(上昇)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인이 같은 가엾은 죽음을 막기 위해 아동학대 형량을 2배로 높이고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니미럴... 진작에 강력한 법을 제정하지 않은 정치권도 정인이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고 어른이면 누구랄 것 없이 정인이에게 미안해 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그리고 각성(覺醒)해야 한다.
'끄적이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0) | 2021.01.17 |
---|---|
이낙연과 동아일보 (0) | 2021.01.14 |
자신을 던지는 사람 (0) | 2021.01.03 |
달력을 바꾸며 (0) | 2020.12.30 |
언론과 기레기 (0) | 2020.12.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