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李氏) 조선(朝鮮) 개국공신(開國功臣)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은 태조(太祖) 이성계(李成桂)의 명(命)을 받아 사자(四字)로 조선(朝鮮) 8도(八道) 사람들의 품성(品性)을 평가(評價) 할 때 전라도(全羅道)를 풍전세류(風前細柳, 바람 앞의 버들가지)라고 했다.
정도전(鄭道傳)의 평가처럼 호남인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와 같이 시류(時流)에 따라 처신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고로 호남(湖南)은 외적(外賊)의 침략으로 나라가 위태로울 때 목숨을 초개(草芥)처럼 여기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의병(義兵)을 배출한 지역이다.
그래서 충무공 (忠武公) 이순신(李舜臣) 장군은 '국가군저 개고호남(國家軍儲皆靠湖南): 국가의 군사와 군수품이 모두 호남에서 나왔으니,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 호남이 없다면 나라도 없을 것'이라고 했던 것이다.
일제 강점기 때 호남은 왜구(矮軀)들의 압제(壓制)에도 굴하지 않고 거센 항쟁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1929년 11월 3일 광주시내에서 시작된 한. 일 중학생들 간의 충돌은 11월 12일부터 항일(抗日) 학생운동(學生運動)으로 발전했으며, 국내에서 이뤄진 독립운동(獨立運動)중 가장 규모가 컸던 광주 학생운동은 호남과 서울을 거쳐서 전국적으로 항일 독립운동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나라를 위하는 일에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호남은 1980년 5월 18일 전두환의 신군부에 맞서 투쟁했으며, 계엄군(공수특전단)의 총탄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어도 민주화 쟁취라는 일념으로 죽음을 마다하지 않고 항쟁했던 고장이기도 하다.
이렇듯 자랑스러운 내 고향 호남을 풍전세류(風前細柳)로 비하(卑下)한 정도전(鄭道傳)때문에 몇백 년이 흐른 지금에도 멸시와 차별을 받고 있지만, 버들가지는 비록 가늘고 약해도 거센 태풍 앞에서 절대로 부러지지 않으며, 호남인들에겐 누구도 제압할 수 없는 끈기와 오기가 있고,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어느 지역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태종(太宗) 이방원(李芳遠)에게 척살(刺殺)당한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의 조선(朝鮮) 8도(八道) 4자 품평>
경기도: 경중미인(鏡中美人) 거울에 비친 미인
강원도: 암하노불(岩下老佛) 바위 아래 늙은 부처
황해도: 춘파투석(春波投石) 봄 물결에 던지는 돌
충청도: 청풍명월(淸風明月) 맑은 바람과 밝은 달
전라도: 풍전세류(風前細柳) 바람 앞의 버드나무
경상도: 송죽대절(松竹大節) 소나무와 대나무 같은 절개
평안도: 산림맹호(山林猛虎) 산속 수풀의 사나운 호랑이
함경도: 이전투구: (泥田鬪狗) 진흙밭에서 싸우는 개라는 말에 이성계가 언짢은 표정을 짓자
석전경우(石田耕牛): 돌밭을 가는 소로 정정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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