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이는 글

명예(名譽)란 무엇인가?

by 캘리 나그네 2020. 7. 1.

孟子

 

사람마다 삶의 목적이 다르고 가고자 하는 길도 다르지만 부(富)와 명예(名譽)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연유인지 몰라도 명예욕(名譽欲)이 유난히 많은 한국인들은 약간의 여유만 있으면 온갖 명예직에 이름을 걸어놓는다. 그래서 그들이 내미는 명함을 받아보면 이런 게 있었나? 할 정도로 정체가 불분명한 직함(職銜)이 수두룩 한 것을 볼 수 있다.

 

각종 선거에 뛰어드는 사람들의 약력(略歷)을 살펴보면 더욱 가관이다. 그들의 약력(略歷)에는 실무적인 직함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그저 이름을 알리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의 명예직(名譽職)이 많다. 그뿐만 아니고 들어보지도 못한 각종 대회의 상(賞)을 수상한 이력도 눈에 띈다.

 

선거에 나서는 사람들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음악, 미술... 등, 군입대를 면제받고자 하는 자(者)들이 내미는 상(賞)을 보면 무슨 놈의 상(賞)이 그리도 많은지...ㅠ 다양한 반찬이 겹겹이 쌓인 호남의 한정식 밥상이나 술상은 명함을 못 내밀 정도로 이름도 생소한 단체의 상(賞)들이 많다.

 

진정한 명예를 갖고 있는 사람은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산다. 주변이 깨끗하고, 인간관계에 품위가 있고, 업무의 집행이 공정하다. 각종 명예 직함이나 상(賞)을 받지 않았어도 인구에 회자(膾炙)돼 저절로 명예를 얻어 진정한 명예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람이다.

 

변방(邊方)의 향리(鄕吏)를 하면서 인륜(人倫)과 천륜(天倫)을 희롱(戱弄)하던 인간은 언감생심(焉敢生心) 천하(天下)를 얻겠다 하고 그를 추종(追從)하는 무리들은 사방에서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가진 놈은 국민을 무시한 채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인간의 도리(道理)를 넘어서 국민 위에 군림(君臨)을 하고 있다.

 

비루(鄙陋)하고 난폭(亂暴)한 인성(人性)을 가진 자의 거짓에 환호하고, 성인군자(聖人君子)를 섬기듯 추종(追從)하는 무리들이 있어 사람에게 '명예란 무엇인가?'를 화두(話頭)삼아 명상(冥想)을 하던 중 孟子(맹자)의 한 구절이 생각나 적어보는 것이니 눈이 뜨여있고 귀가 열려있는 사람들은 그놈들이 누구인지 알아서 판단하시라.

 

孟子曰, 好名之人 能讓 千乘之國(호명지인 능양 천승지국):

맹자가 말하기를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천승의 나라도 능히 사양할 수 있고,

苟非其人 簞食豆羹 見於色(구비기인 단사두갱 견어색):

인간 됨됨이가 안 된 사람은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에도 얼굴빛이 달라진다.

 

※회자(膾炙): 회와 구운 고기라는 뜻으로, 널리 칭찬(稱讚)을 받으며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傳) 해지는 것

 

Treasure Island에서 보는 샌프란시스코 석양

'끄적이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도통령에게 어울리는속담  (0) 2020.07.23
근조(謹弔)  (0) 2020.07.10
한마리 개가 짖으니 백마리가 따라서 짖는다  (0) 2020.06.30
나이값을 한다는 것  (0) 2020.06.24
Cherry 강쥐 시절  (0) 2020.06.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