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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

적막한 도시

by 캘리 나그네 2020. 6. 16.

도시가 죽어버렸다. 출근 시간임에도 차들은 간간히 다니고 사람들의 얼굴은 마스크에 덮여있다.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런지 알 수 없는데 지구의 경찰 노릇을 하는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이란 작자는 품위 없이 헛소리를 지껄이며 인종갈등을 부추키고 있다.

 

미국에 살면서 6명의 대통령을 겪어봤다. 레이건 대통령, 아버지 부시 대통령, 빌 클린턴 대통령, 아들 조지 부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 그리고 트럼프. 이들중 트럼프처럼 품위없고, 천박하고, 경박스런 대통령은 본 적이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을 잡은 것이 아니고 이권을 잡은 듯 하다. 군인을 출동시켜 시위하는 군중에게 총을 발사하겠다는 것은 무식한 살인마 전두환의 무대뽀를 닮았고, 돈을 밝히는 것은 명박이와 비슷하다. 그리고 생각 없이 주둥이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이며 국정에 대한 철학이라곤 파리 좃만큼도 없는 것은 칠푼이 박그네를 보는 것 같고, 쉴새없는 트윗 질은 형수의 거시기를 확 찢어버리겠다고 했던 과거 이재명을 보는 것 같다.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는 민주당 지지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나역시 민주당원이다. 하지만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칠푼이 지지자 같은 수구 꼴통들 또한 엄청나게 많아서 11월 대선이 걱정되는 것이다.

 

바이든으로 정권 교체를 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든다. 내가 보는 바이든은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을 극복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같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 된다면 그것은 참신한 인물을 키우지 않은 민주당이 짊어지고 갈 업보가 될 것이다. 

 

반려견을 데리고 나오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잡담을 나누는 공원에는 적막감이 흐른다.

 

체리와 아침 산책을 할 때 지나치는 초등학교 앞 주택가엔 평일 아침인데도 사람을 구경할 수 없다.

 

등교하는 아이들로 북적여야 할 시간인데 조용하기 그지없다. 그토록 많던 아이들은 어디에 있는가?

 

스쿨버스가 정차하는 엘로우존도 비어있고...

 

학교앞 주차장도 텅텅 비어있다.

 

학교는 아이들 떠드는 소리로 시끄러워야 정상이다. 이렇게 조용하고 암울한 시간이 언제까지 지속될런지 알 수가 없다.

 

체리를 데리고 아침산책을 하는 길엔 1989년에 집을 샀다는 이탈리아 이민자 Pat=patrick씨가 빈 공터에 밭을 만들어 농사를 짓고있다.

 

호박, 토마토, 땅콩, 고추, 감자, 오이, 콩.... 온갖 채소를 심어놓고 집에서 길게 호스를 빼와 물을 준다. "물값이 얼마나 나오냐?" 물으니 2개월에 $400쯤 된단다. (참고로 내가 사는 동네는 2개월에 한번씩 수도요금을 지불한다.)  나같으면 400불의 수도요금을 내면서 고생하느니 그 돈으로 마켓에서 품위있게 사서 먹겠다.

 

출근 시간이면 차량으로 붐비는 4차선 도로엔 적막감만 흐른다.

 

다니는 차가 거의 없다.

 

사거리 건너편에 도넛가게 주차장엔 도넛을 살려는 차 몇대가 서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구 20만명이 넘는 도시를 이렇게 죽여버렸다.

 

차에 치인 다람쥐를 뜯어먹던 까마귀 두마리가 체리를 보더니 옆 건물 지붕위로 날아가 지나가길 기다린다.

 

앞마당을 선인장 정원으로 만들어 놓은 Martinez 영감님

 

늙은 호박처럼 크고 둥그런 선인장에 트럼프를 번쩍 안아서 앉히고 싶다.

 

경박스럽고, 품위없고,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말을 내뱉는 사람은 선인장 밭에 가둬놓고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낮은 포복을 시켜야 하는 건데...

 

가운데 트럼프를 앉히고 싶은 둥그런 선인장의 가시는 바늘 보다 더 굵다.

 

시국은 어수선하고 도시는 죽었는데, 종류를 알 수 없는 나무는 노란 꽃을 피우며 눈을 정화시켜준다.

 

평일 아침 체리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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