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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

카카오톡을 없애버렸다

by 캘리 나그네 2020. 6. 12.

아침에 눈을 뜨면 머리맡에 놓아둔 전화기를 들고 날씨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여기저기 다니는 것을 스스로 자제하는 탓에 그날의 날씨를 봐서 집에서 가까운 Mission Peak을 오를 것인지 아니면 약 4마일가량의 동네 공원을 산책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보낸 카톡을 확인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기도 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수꼴 성향의 지인들이 보내는 반갑지 않은 카톡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아서 텔레그램 앱은 남겨놓고 카카오톡을 탈퇴한 것이다.

 

원하지 않는 글을 보내는 수꼴 지인들도 그렇다. 내 성향을 빤히 알면서도 글과 유튜브 영상을 보내는 심뽀는 뭔가? 답장이 없으면 '이 사람은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지?' 하고 안보내면 좋으련만, 지능이 낮은 수꼴들 답게 눈치가 없는 건지 아니면 내가 우습게 보이는 것인지 영양가라곤 파리 좃만큼도 없는 글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준다.   

 

카카오톡을 탈퇴한 이후 한 동안은 텔래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지인들의 근황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쓸데없는 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정신 건강에 훨씬 더 도움이 되고 마음이 편해서 카톡을 없애버린 것에 대한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월요일(6월 1일) 오픈한 Stanford Avenue Staging Area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 Ohlone College Trail로 미션픽을 오른다.
 코로나 바이러스 초창기와는 달리 하이킹 하는 사람도 별로 눈에 띄지 않고 하늘은 더 없이 파랗다.
저 멀리 두사람이 걸어가고 있다. 
사람들로 북적였던 미션픽 정상에도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인파가 많지 않다.
사진 가운데 멀리 보이는 나즈막한 산 뒤로 낭만의 도시, 동성애자의 천국 샌프란시스코가 있다.
나는 동성애자들을 혐오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옹호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아무데서나 부둥켜안고 설왕설래(舌往舌來)하는 애정행위를 보면 눈쌀을 찌푸리며 자리를 피해버린다.

핑크색 팬티와 반짝이는 스타킹을 신고 미션픽에 오는 이 남자를 보면

양손의 검지와 중지(中指)를 모아서 똥침을 놔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

작열하는 햇볕을 가리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로 무장을 했다.
태양을 등지고 선 나 
물이 가득했던 Pond는 말라버리고 목마른 소떼는 물통 근처에 몰려있다.
 Ohlone College Trail를 이용해서 미션픽에 오르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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