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의혹과 청와대 하명수사,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한 일선 검찰청 차장검사들을 교체하기에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들을 향해서 던졌던 농담이 뒤늦게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추 장관이 검사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런 농담을 했다고 한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갔는데 담임으로 배정되신 분이 제가 보기엔 좀 못마땅했었나 봐요, 그 선생님이 첫 수업시간에 갑자기 ‘내가 싫은 사람은 나가도 좋아요’라고 해서 난 그 말을 진짜로 알아듣고 책가방을 싸서 당당하게 앞문으로 나갔어요. 지금 인사를 앞두고 있어서 그것 때문에 강요에 의해서 오신 분들 있으면 나가셔도 좋습니다. 그렇게 하셔도 제가 전혀 불이익을 드리지 않을 테니까...”
맞는 말이다. 싫은데 억지로 앉아있을 필요는 없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 중이 절을 싫어한다고 해서 절이 떠날 수는 없는 것이다.
회사의 사장이 조직개편을 하거나 부서를 통폐합 할 때 직원들의 의견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사장이 결정한 일에 대해서 직원들이 노골적으로 반기를 드는 경우는 없다. 회사의 조직정비와 인원 재배치는 사장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이다. 사장이 특정 부서를 통폐합하거나 축소할 때는 그 부서가 회사에 이익이 되지 않아서다. 회사에 이익이 되는 부서를 축소하거나 통폐합하는 멍청한 사장은 없을 것이다.
직원들의 인사 또한 사장의 권한이다. 사장이 직원을 해고(解雇)하거나 한직(閑職)으로 발령낼 때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다. 유능한 직원을 해고하거나 한직으로 보내는 사장은 없다. 사장이 행사하는 인사가 못마땅해서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한 행동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직원은 없다. 사장의 인사에 불만이 있으면 사표(辭表)를 내고 회사를 나가면 된다.
직원들은 본인이 매우 유능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능력과 사장이 생각하는 능력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자기가 회사를 그만두면 회사 업무가 엉망이 되거나 회사가 곧 망할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이삼일 후면 누군가 자신의 자리에서 근무를 하고 자신이 했던 것 이상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지난 1월 14일, 현직 검사로는 드물게 검사들의 생활을 풀어 쓴 '검사내전'이라는 책을 쓴 법무연수원 김웅 검사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반발해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에 불만을 품고 검찰을 떠나는 첫 사례다. 김웅이 올린 글에 일부 검사들이 동조하는 댓글을 달면서 불만을 표시하고 기레기들은 소설을 썼다.
직장에서 불만이 많은 사람은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김웅의 생각과 판단이 맞다고 여기는 사람은 김웅의 뒤를 따라서 검찰을 떠나면 된다. 나가서 대형 로펌(Law firm)에 취업하거나 변호사 개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벌면 될 일 아닌가? 검찰에서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채 분위기 흐리면서 검사 생활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국민들이 검찰에 남아주십사 하고 간청한 적 없다. 나가고 싶으면 나가라. 주지육림(酒池肉林)의 평양감사도 본인이 하기 싫으면 그만이다. 그까짖 검사 그만 둔다고 붙잡을 사람 아무도 없다. 이천명이 넘는 검사들 중에서 몇명의 검사가 사표를 낸다고 대한민국(大韓民國) 사법체계(司法體系)가 무너지지 않는다.
사표를 내고 변호사 개업을 한다 해도 발에 걸릴 정도로 많은 다른 변호사들과 경쟁에서 이기지 못할 것 같거나, 목구멍이 포도청이어서 여우같은 여편네와 토끼같은 애들이 눈에 밟혀 검찰을 떠나지 못하겠다면 아가리 닥치고 국민의 공복(公僕)으로 맡은 업무(業務)에 최선을 다해라. 그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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