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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국립공원

요세미티 캠핑 둘째날(Dog Lake, Lembert Dome, Ragged Peak)

by 캘리 나그네 2017. 9. 22.


 아침 6시. 텐트밖은 여전히 어둡다. 슬리핑 백 안에 들어있는 몸뚱이에선 땀이 나는데 밖으로 노출된 코와 볼은 시렵다. 누군가와 시간을 지켜야할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닌 내 멋대로 캠핑. 슬리핑 백 안에서 뭉그적거리다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온다.


 흰색 페인트를 칠해놓은 듯 요세미티 가을 무서리가 텐트 지붕을 덮었다. 스팀기관차를 연상하듯 뿜어져 나오는 입김은 화장실로 가는 내 뒤통수를 휘감는다. 


 버너에 불을 켜 물을 올려놓고 테이블 위에 지도를 펼친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Lembert Dome, Dog Lake을 거쳐 Young Lake 전에 있는 Ragged Peak을 가볼까? 캠프장에서 Lembert Dome Trailhead 까지 약 16마일(26km) 가다 보니 Tenaya Lake 수면위로 고즈넉하게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언제 또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을까? 길가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다.


 시간이 이른 탓인지 Lembert Dome Trailhead(=Young Lake Trailhead)에는 몇대의 차만 서있다. (Tuolumne Meadows Wilderness Center에서 시작하는 Dog Lake Trailhead는 백패커의 차량으로 붐비기 때문에 Lembert Dome Picnic Area의 Trailhead에 주차하는 것이 좋다)

 

 Trailhead(8,500ft)에서 Lembert Dome(9.400ft)까지 약 1.4마일. 고도변화 900ft. Lembert Dome에서 Dog Lake(9,240ft)을 갈려면 왔던 길을 되돌아 1.4마일을 걸어야 하며 Dog Lake에서 Young Lake을 다녀올려면 왕복 9.4마일을 더 걸어야한다.


 20011년 8월 이곳에서 가족과 함께했던 추억을 더듬으며 길을 걷는다.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10년, 2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수줍은 듯 숲속을 파고드는 따스한 햇살의 애무를 받으며 길을 걷는다.



Young Lake, Dog Lake, Lembert Dom 트레일 맵(구글캡쳐)  


고즈넉하게 피어오르는 Tenaya Lake 물안개

Trailhead에서 본 Lembert Dome  




Dog Lake. 이름과 달리 개를 데려올 수 없다.  ↑ 





거침없이 Lembert Dome을 오르는 젊은 청춘들  ↑  ↓

나는 너희들 처럼 푸릇푸릇한 젊은 시절이 있었다.

너희는 나처럼 늙어본 적이 있느냐?





Ragged Peak  

Peak으로 올라가는 트레일은 없다. 

나는 감각만으로 중간쯤 오르다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고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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