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이는 글

제 버릇 개 못 준다

by 캘리 나그네 2024. 11. 23.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俗談)이 있다. 어릴 적 습성(習性)은 나이 팔십세(八十)가 되어도 고치기 어렵다는 뜻으로 '삼세지습 지우팔십(三歲之習 至于八十)이라고 한다. 삼년구미 불위황모(三年狗尾 不爲黃毛)라는 고사성어(故事成語)도 있다. 개 꼬리 삼 년 묵혀도 황모(붓을 만드는 족제비 꼬리)가 되지 않듯이 사람의 본성(本性)은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등학교 때 같은 동네에 살던 손버릇 안 좋은 친구가 있었다. 도벽(盜癖)때문에 친구들이 가까이하길 꺼려했던 녀석은 만년필, 포켓 영어사전을 비롯해 급우(級友)들이 학교에 납부해야 하는 돈을 훔쳐서 퇴학을 당했고 '어려서 굽은 나무 커서도 굽는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라는 말을 증명(證明)이라도 하듯 도둑질로 감방(監房)을 들락거리는 삶을 살다 십여 년 전에 죽었다는 얘길 들었다.

 

농번기(農繁期) 때 동냥을 온 거지에게 아기를 봐주면 밥도 주고 식량도 주겠다며 아이를 맡겼는데 일을 마치고 오니 '애 보는 것보다 동냥하는 것이 더 편하다'라고 하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갔다는 썰(說)도 있다. 이 얘기는 '거지 노릇도 사흘 하면 그 버릇을 못 버린다'라는 속어(俗語)유래(由來)가 되었고, 구개부료흘시(狗改不了吃屎), '똥 먹는 개 똥 먹는 버릇 고치지 못한다'라는 말과 같은 의미(意味)로 사용한다.

 

'구정물 마시고 술주정(酒酊)한다'라는 속담도 있다. 못된 본성(本性)을 지닌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행동으로 그 본성을 표출(表出)한다는 뜻이다. '굽은 지팡이는 그림자도 굽어 비친다'라는 말처럼 타고난 본성(本性)은 결코 숨길 수 없다. 주변을 살펴보면 폭력(暴力) 성향(性向)을 비롯해 음흉(陰凶)하고 사악(邪惡)한 본성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 인생에 일말(一抹)의 보탬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과감(果敢)하게 손절(孫絕)해야 한다.

 

인간의 본성(本性)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나쁜 본성(本性)을 가진 사람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 성깔을 드러내며 민폐(民弊)를 끼친다. 이런 사람들 곁에 있으면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엉뚱하게 피해를 볼 수 있다. 잘못된 습성(習性) 또한 고치기 어렵다. '화롯불 쬐던 사람 요강만 봐도 쬔다' '낙숫물은 떨어진 데 또 떨어진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라는 속담은 습성(習性) 역시 어지간해선 고칠 수 없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다.

 

민폐(民弊)를 끼치는 사람들의 특징은 잘못된 행위(行爲)에 대해 반성(反省)이나 인정(認定)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한결같이 온갖 이유를 나열(羅列)하여 변명을 한다. 혹자(或者)는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 반(反) 사회적 인격 장애자(Sociopath)라고 말하지만 타고난 본성(本性)과 길들여진 습성(習性)은 고칠 수 없기에 '연장은 고쳐 써도 사람은 고쳐서 쓸 수 없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라는 말을 하며 경멸(輕蔑)하는 것이다.

 

2024년 11월 20일 미션픽 아침  ↑ ↓

'끄적이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웃기는 계엄령  (0) 2024.12.04
사랑의 부스러기  (0) 2024.11.26
스쳐가는 시간  (0) 2024.11.13
가을을 보낸다  (0) 2024.11.02
소주는 추억이다  (0) 2024.10.0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