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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

여름꽃-이문재

by 캘리 나그네 2024. 7. 24.

 

그대와 마주 서기는 

그대 눈동자 바로 보기는 

두렵고 또 두려운 일이어서 

 

저기 뜨락에 핀 꽃 

여름꽃을 보고 있다 

어둠의 끝에서 

몸을 활짝 열었던 아침꽃들 

정오가 오기 전에 

꽃잎으로 제 얼굴을 가리고 

안으로 돌아가 있다 

해를 바로 보기가 어려운 것이다 

 

어려워서 여름꽃은 

꽃잎을 모아 합장한다 

여름꽃은 자기 안으로 들어가 

해의 눈동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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