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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사진

쐐기풀

by 캘리 나그네 2023. 6. 14.

쐐기풀
쐐기풀

 

어렸을 때 여름날, 감나무 밑에서 놀다 쐐기에 쏘여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벌겋게 부어오르고 표현하기 힘든 통증이 며칠간 지속되는데 어머님은 벌이나 쐐기에 쏘였을 때 부뚜막 위 초단지에 있는 막걸리 식초를 쏘인 부위에 몇 차례에 걸쳐서 발라주셨고 그리하면 통증이 덜하면서 부기가 가라앉곤 했다.

 

며칠 전 미션픽에서 내려오는 길에 풀숲에 피어있는 노란 꽃이 예뻐 카메라를 들이대다 모싯잎 비슷한 식물에 오른 손등을 살짝 스쳤다. 흡사 쐐기에 쏘인 것처럼 심한 통증이 있어 스친 부위를 깨끗한 물로 여러 차례 씻었지만 불쾌한 통증은 여전했고, 피부가 벌겋게 변하면서 저릿저릿해지더니 만져도 감각이 없다. 

 

이게 무슨 풀이길레 통증이 심하고 피부감각이 없어지는 걸까? 사진을 찍어 구글렌즈에 검색해 보니 쐐기풀(Common Nettle)이다. 학명은 Urtica thunbergiana, 주로 습기가 있는 풀숲이나 강변, 늪 주변에서 자라며 여러해살이 쌍떡잎식물로 한국과 일본, 북미 서부지역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나온다.

 

높이는 약 1m, 포기 전체에 가시털이 나고 줄기에 세로능선이 있으며 잎은 달걀 모양으로 길이 5∼12cm,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깊이 패어 들어간 흔적과 톱니가 있다. 꽃은 7∼8월에 녹색을 띤 흰색으로 피는데, 수꽃이삭 밑부분에 암꽃이 달리는 경우도 있다. 수꽃에는 4개씩의 화피갈래조각과 수술이 있고, 암꽃에는 1개의 암술이 있다.

 

쐐기풀에는 벌이나 개미에게 있는 포름산(formic酸)이 있어서 찔리거나 스치면 피부가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쐐기에 쏘인 것처럼 통증이 심하다. 질소가 풍부한 땅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유럽에선  묘지에서 자라는 식물로 인식되어 있다. 쐐기풀이 빽빽하게 밀집한 땅 밑에는 사람 시체가 있다는 서양 괴담도 이런 특징에서 유래되었다.

 

줄기는 같은 쐐기풀과에 속하는 모시와 마찬가지로 섬유를 얻을 수 있어 모시 삼베와 비슷한 질감의 옷감을 만든다. 백조 왕자에서 쐐기풀로 옷을 만들고, 제1차 세계 대전 때 물자부족에 시달리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쐐기풀로 섬유를 만들기도 했다. 줄기와 잎에 있는 독가시를 처리하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식물이다.

 

꽃말: 당신은 짓궂어요

 

쐐기풀
쐐기풀
쐐기풀
쐐기풀
쐐기풀
쐐기풀

 

↑ (위) 쐐기풀과 잎이 비슷한 California Bee Plant (아래) ↓

쐐기풀 줄기는 수직 형태로 뿌옇게 분가루를 칠한 것 같지만,

California Bee Plant 줄기는 매끈하면서 넝쿨 식물처럼 옆으로 뻗어있다.

 

California Bee Plant
California Bee Plant
California Bee Plant
California Bee Plant

California bee plant

California figwort 및 California bee plant로 알려진 figwort과 식물이다. 미국 서부 California와 British Columbia, Canada가 원산지다. 가늘고 네모난 줄기에 마주 보는 톱니 모양의 삼각형 잎, 꽃은 약 1cm, 둥글고 두 개의 긴 윗부분이 있다. 서부지역 Native American이었던 Ohlone족은 California bee plant 뿌리를 채취해 약제를 만들어서 사용했다고 한다.

 

California Bee Plant
California Bee Plant
California Bee Plant
California Bee Pl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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