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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

술을 좋아했던 친구

by 캘리 나그네 2021. 2. 19.

Mission Peak(2021년 2월 17일)

 

매년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술을 무척 좋아했던 녀석인데 좋아했던 술 때문에 50세가 되기 전

2월의 꽃샘추위 속에 사랑하는 처자식을 남겨두고 먼길을 갔던 친구다.

 

 

Mission Peak(2021년 2월 17일)

 

오랜만에 얼굴을 보면 근처의 술집으로 이끌었던 녀석은 술의 종류를 따지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 가는 술집에서 외상거래를 할 수 있는 능력자였다.

 

술집주인이 언제 봤다고, 뭘 믿고 외상을 주는지 모르겠지만

일면식도 없는 술집에서 외상거래를 트는 것은 녀석의 장점이었다.

 

 

Mission Peak(2021년 2월 17일)

 

얼굴이 보고 싶어 연락을 하면 "지금 한잔 하는 중인데 어디야?"하면서 

거리를 개의치 않고 왔던 녀석은

안주를 가리지 않고 술을 맛있게 마셨던 친구다.

 

 

Mission Peak(2021년 2월 17일)

 

낯선 사람과 합석을 해도 낯을 가리지 않았고 체면이나 염치를 괘념치 않았다.

 시간에 쫒기지도 않았으며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갔던 친구다.

 

술잔을 앞에 두고 노닥거리는 걸 좋아했던 녀석은

푹푹 찌는 여름에도 술이 깨는 것이 아깝다며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호흡을 했다.

 

 

Mission Peak(2021년 2월 17일)

 

녀석은 술 때문에 짧게 인생을 살다 갔지만,

함께 했던 그 시절 술을 좋아하는 녀석을 빗대 "술꾼들의 오불고"을 들려주면

낄낄거리며 좋아했던 마음이 여린 착한 친구였다.

 

 

Mission Peak(2021년 2월 17일)

 

나이 탓인가.. 날씨 탓인가?

빗방울이 창문을 때리는 날은 녀석이 보고싶어 소주잔을 비운다.

"술꾼들의 오불고"를 읊으면서...

 

 

Mission Peak(2021년 2월 17일)

 

- 술꾼들의 오불고(五不顧) -

 

안주불고(按酒不顧): 안주를 가리지 않는다.

체면불고(體面不顧): 술자리에서 체면은 사치다.

거리불고(距離不顧): 술 마실 일이 있으면 먼 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금전불고(金錢不顧): 돈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 주머니 사정을 개의치 않고 마신다.

염치불고(廉恥不顧): 술이 마시고 싶을 땐 염치없이 빈대가 된다.

 

 

Mission Peak(2021년 2월 17일)

 

Mission Peak(2021년 2월 17일)

 

Mission Peak(2021년 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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