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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글

헛소문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

by 캘리 나그네 2024. 7. 26.

 

삼인언이성호(三人言而成虎)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말로써 호랑이를 만든다'는 고사성어(故事成語)로 자세한 내막(內幕)을 알지 못하는 대중(大衆)에게 세 명의 사람이 같은 주장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없었던 일, 아니었던 일도 '그런 일이 있었을 것이다' '그랬을 것이다'라고 추측케 하여 진실처럼 받아들이게 된다는 뜻이다. 요약해서 삼인성호(三人成虎)라고 한다.

 

사람들 입방아를 통해서 전해지는 말을 소문(所聞)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부정적(否定的) 내용이 주(主)를 이루는 소문의 근원지(根源地)가 우물가 빨래터였다면 현대사회에서 소문의 근원지는 단체 채팅방 또는 온라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소문은 잠시 오르내리다 사라지는 뜬소문, 헛소문, 낭설(浪說) 같은 것이 있지만 국가(國家)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유언비어(流言蜚語)도 있다.

 

소문은 인터넷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터넷은 소문의 생산(生産)과 전달(傳達)을 빠르게 활성화(活性化)시킨다. 정보가 돈인 시대에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얻기 때문에 소문의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겠지만 근거 없는 나쁜 소문은 국가와 사회, 기업과 조직에 치명적(致命的)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상호(相互) 간의 신뢰(信賴)를 무너뜨리고 편 가르기와 감정싸움을 지속하게 한다.

 

소문에는 만드는 사람과 옮기는 사람, 피해자(被害者)가 존재한다. 한편에선 소문을 만든 사람과 옮기는 사람이 쉽게 친해지기 때문에 인간관계(人間關係) 활성화(活性化)를 위해선 필요악(必要惡)이라는 견분(犬糞) 학설(學說)도 있지만 소문이 난무(亂舞)하는 사회에서 안 좋은 소문에 휩싸인 사람이 마음 편하게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삶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소문을 만들고 옮기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우월의식(優越意識)을 갖고 있다. 피해자(被害者)를 겁박(劫迫)하고 위협(威脅)하는 능력(能力)도 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소문의 당사자(當事者)로 만들어 조직(組織)이나 사회(社會)에서 매장(埋葬)시킬 수 있음을 은연중 과시(誇示)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누군가가 자신을 조종(操縱)하고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看過)하고 있다.

 

소문을 접하는 사람들은 자신도 소문의 당사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불안(不安)과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소문을 만드는 사람은 이런 사람들이 많을수록 조직이나 단체(團體)에서 자신의 영향력(影響力)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착각을 하지만, 소문을 개무시하고 듣는 것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존재(存在)의 기반(基盤)을 잃게 되는 것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사실(事實)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나불대는 인간(人間)들이 있다. 떼거지로 모여있는 채팅방에 불확실(不確實) 한 일을 각색(脚色)하여 사실인 것처럼 게시하고, 그것을 접하는 사람들은 확인(確認) 절차(節次)도 없이 '아무개가 그랬었대'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래'라는 말을 첨가(添加)하고 기정사실화(旣定事實化)하여 여기저기 퍼 나르며 확산(擴散)시키고 있다.

 

소문에 연루(緣累)된 사람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졸지에 낙인(烙印)이 찍혀 인격훼손(人格毁損)은 물론 평온(平穩)했던 가정(家庭)이 깨지거나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極端的 選擇)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소문을 생산(生産), 유포(流布)할 수 없는 동물과 달리 인간(人間)의 주둥이에서 만들어지는 소문은 선(善)한 사람을 악마(惡魔)로, 음흉(陰凶)하고 사악(邪惡)한 인간을 정의(正義)의 사도(使徒)로 포장(包裝)하고 소문의 당사자를 죽음으로 내몰기도 하는 것이다.

 

2024년 7월 24일, 아침 산책길에 이태리 이민자 패트릭 씨에게 얻은 Organic 오이 ↑ ↓

세 사람이 작당(作黨)해서 신품종(新品種) 바나나라고 우기면 울퉁불퉁한 오이는 바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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