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멍이 났다고 하는 표현이 맞겠다. 밤새도록 줄기차게 퍼붓던 비는 날이 밝으면서 잦아들더니 하얀 뭉게구름을 남긴 채 얼굴을 내미는 햇살에 밀려 자취를 감춘다. 비가 오면 난감한 일은 딸내미 Cherry를 데리고 산책을 못하는 것이다. 심심하다고 낑낑거리는 녀석은 내리는 비를 아랑곳하지 않고 나가자고 조르지만
우산을 받쳐쓰고 바람을 동반한 빗속을 걷는 것이 내키지않아 간식을 주며 달래곤 한다.
비가 그쳤으니 녀석을 데리고 산책을 가야하는데 어디가 좋을까? 젖어있는 길은 질퍽한 흙이 신발에 달라붙고, 체리의 하얀 몸뚱이는 흙으로 범벅이 될텐데...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Coyote Hills Regional Park이 괜찮을 것 같다. San Francisco Bay 끝자락에 있는 생태공원인데, 아스팔트로 포장된 좁은 길은 공원을 한바퀴 돌 수 있고, 주말이 아닌 평일엔 사람이 많지 않아 적격인 듯싶다.
Coyote Hills Regional Park: Union City 와 Fremont 의 경계지점에 있는 생태공원이다. Native American이 거주했던 곳이기도 하며, 박물관엔 그들의 생활상과 모습을 전시하고 있다. 봄이 오면서 피어나는 야생화는 눈을 어지럽히고, 머리를 쳐들어 물속에 처박은 후 먹을 것을 찾는 철새떼는 미국인들의 자연보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나즈막한 민둥산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San Francisco Bay 경치는 세파에 찌든 몸과 마음이 자동으로 정화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이킹을 할 수 있는 거리는 4마일에서 7마일 가량으로 본인의 컨디션에 따라 조절할 수 있으며, 경사가 약간있는 민둥산을 오른다 해도 2~3시간이면 끝낼 수 있어 어린이와 노약자들도 부담없이 갈 수 있는 곳이다.
자전거를 가져가 몇바퀴 도는 것도 괜찮아서 주말이면 자전거족과 하이킹족으로 붐비며, 주차는 입구에 있는 무료주차장을 이용하거나 게이트에서 입장료 5불을 지불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평일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울 경우 차안에 동전을 비롯해 어떤 물건도 놔둬선 안된다.
가뭄으로 말라있던 늪지대엔 내린 비로 인해 물이 가득 고여있다 ↑ ↓
내린 비는 트레일을 덮어 찻길로 걷게한다 ↓
San Francisco Bay ↑ ↓
구름과 멀리 보이는 산이 맞물린 중간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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