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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

추일서정(秋日抒情) - 김광균

by 캘리 나그네 2021. 11. 9.

2021년 11월 8일 아침 산책 풍경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게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 나무의 근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을로 황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추일서정(秋日抒情):시인 김광균(金光均:1914∼1993)의 대표시.1940년 《인문평론》에 발표된 김광균의 대표작품이다. 시집 《기항지》에 수록되어 있다. 가을을 제재로 하여 현대인의 고달픈 눈에 비친 가을의 애수와 고독을 독특한 회화적인 이미지로 묘사한 작품이다.

 

청작적인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고 회화적인 이미지에 치중하여 창작되었다. 지닌 바 생각이나 느낌을 애써 누르면서 구체적 감각으로 그려 보이려는 미덕, 객관적 상관물을 빌어 그것들을 질서화, 조명화하려 한 모더니즘의 시 가운데 유독 빼어난 성과를 거둔 작품이다.

 

1930년대 모더니즘 계열의 회화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도시적 삶의 고독과 비애감을 주관적인 감각 체험으로 창작한 작품으로서 현대 문명 속의 인간이 지닌 군중 속에서의 고독과 비애, 그리고 뿌리뽑힌 이방인적인 우수를 노래하였다.

 

김광균은 《자오선》 및 《시인부락》 동인이며, 모더니즘 시론에 입각한 회화적인 개성이 독특한 시를 창작하였다. 초기 1926년 《가는 누님》을 발표한 당시에는 평범한 서정시의 시대라 할 만하지만 그 이후 1939년 첫시집 《와사등》을 간행하면서 모더니즘 시인으로 각광을 받았다.

 

출처:추일서정[秋日抒情] | 두피디아 (doopedia.co.kr)

 

 

 

2021년 11월 8일 아침 산책 풍경

 

2021년 11월 8일 아침 산책 풍경

 

2021년 11월 8일 아침 산책에서 만난 이름을 알 수 없는 꽃. 비를 맞은 것 처럼 이슬에 흠뻑 젖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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