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끝을 알리는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되었다. 나흘간의 연휴가 끝나고 나면 2020년도 한 달 남짓. 금년이 가기 전에 얼굴을 봐야 할 사람은 많은데 지금 같은 시국에 만난다는 것이 그렇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는 위기 상황에 서로 조심하면서 전화로 안부를 묻는 수밖에...ㅠ
상황이 나아지면 볼 수 있는 사람들은 그렇다 쳐도 샌프란시스코 노인 아파트에 계시는 구순(九旬)의 장모님이 걱정이다. 아파트 규정이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아서 이상이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만 출입을 허용한다고 하니 찾아뵙고 싶은 마음이야 간절하지만 전화로 안부를 물을 수밖에...ㅠ
연로하신 장모님이 아파트에 갇혀계신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 노인 아파트여서 흡사 한국의 노인정(老人亭)처럼 오가는 친구분들이 많아서 걱정을 할 만큼 무료하진 않다고 하신다.
갈 곳도 마땅찮고 장시간 차를 타고 어딜 다녀오는 것도 귀찮아서 막걸리 한 병 챙겨 넣고 마눌님과 둘째, 체리와 함께 가까운 Garin/Dry Creek Regional Park을 다녀왔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벤치에 앉아 또라이 도람뿌를 안주삼아 막걸리를 마시면서 엿같은 2020년 추수감사절 한낮을 보낸 것이다.
아빠에겐 비밀이 많아도 엄마에겐 모든 것을 얘기하는 둘째.
녀석에게 아빠는 체리 털(개털) 같은 존재다.ㅎ
입으론 의리를 말하면서 뒤통수를 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체리는 일편단심 변함이 없다.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보다 말 못 하는 체리가 훨씬 더 의리가 있다는 얘기다.
이제 살아온 날보다 죽을 날이 더 가깝다.
삶의 깃발을 내려놓기 전에 기억을 더듬어 지난 일들을 적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고향 이야기, Love story, 2008년 8월 7일 가입했던 베이 산악회에서 만났던 사람들 이야기....
말을 글로 다듬는 시간은 길 수도 있겠지만, 거미가 줄을 뽑아내 듯 끊임없이 나올 것 같다.
체리와 얼굴이 닮은 백구가 주인의 뒤를 따르고 있다.
'적(敵)의 친구(親舊)는 적(敵), 적(敵)의 적(敵)은 친구(親舊)'라는 말이 있지만
미국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만났던 일본인 3세들은 모두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조국(祖國)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반일감정(反日感情)이 여전하지만,
미국 시민으로 3대에 거쳐 살고 있는 일본인 3세들에게 악감정(惡感情)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버려진 진돗개를 입양해서 11년째 함께하고 있다는 일본인 3세 노부부,
이들에게 좋은 일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유투브 동영상보기 youtu.be/k30 u6 SPM2 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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