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1 가을을 보낸다 안개 자욱한 새벽이 올 때까지 나는 한 줄의 글도 쓰지 못했다 물기 머금은 아침 공기를 마시며 한 소절의 노래도 부르지 않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어디로 가야 할지 망설일 때 앞장서서 걷는 한 영혼을 보았고 나는 어깨춤을 추며 뒤를 따랐다 살아보지 않은 날들을 위해 가슴 가득히 만추(晩秋)를 담는다 기억이 찢겨 잊힌 지난날을 그리며 홑겹 옷을 벗는 가을을 보낸다 2024. 11.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