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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

빈집

by 캘리 나그네 2021. 5. 23.

바다가 마당인 집(2018.10.30 고흥 득량도) 사진-김자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중에서   --문학과 지성사-- 

 

 

 

시골집(2009.8.21 보성 득량 오봉 강골마을) 사진-김자윤

 

시골집(2009.8.21 보성 득량 오봉 강골마을) 사진-김자윤

 

텃밭(2008.5.23 낙안읍성) 사진-김자윤

 

할머니(2008.3.8 하동 악양) 사진-김자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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