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시(詩)-심훈
일제강점기의 작가이자 민족운동가였던 심훈의 시. 조국 독립의 염원을 노래한 시로서, 중등 교육과정 교과서에도 실려 있기에 잘 알려져 있다. 이 시에 가락을 붙인 노래부터 이 시의 제목을 따서 지은 사회과학 전문서점까지 다양한 사회적인 오마쥬 등이 보인다.
단, 표현의 과격함과 진지함 때문인지 패러디물은 대체로 적은 편. 이 시를 지은 심훈은 안타깝게도 1936년 장티푸스로 젊은 나이에 숨지면서 광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출처: 그 날이 오면 - 나무위키 (namu.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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